[현장] 옥수수밭 갈아엎고 의류단지로...‘세계의 공장’ 더 견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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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옥수수밭 갈아엎고 의류단지로...‘세계의 공장’ 더 견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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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 중 제조업엔 다른 나라 얘기

“5~6년 전까지 이곳은 완전 황무지였어요. 지금 의류 회사들이 속속 들어오는데,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동남부 해안에 거점을 둔 의류 기업을 유치하려는 톈먼시의 전략은 적중한 듯 보였다. 2020년엔 광저우시에 자리한 의류 공장들과 이전 협의를 했고, 올해는 그 옆의 선전시와 같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에 따라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이 1만3천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중국에도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졌지만, 실제로는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보면, 최근 6년 새 의류·장난감·가구·신발·모자·우산 등 노동집약산업 분야의 수출이 급증했다. 섬유·방직업의 경우 지난해 수출액이 2조1304억위안으로 2017년보다 22% 증가했다. 신발류 수출도 2017년 3270억위안에서 지난해 4140억위안으로 늘었고, 장난감류 수출은 2017년 3692억위안에서 2022년 6902억위안으로 갑절 가까이 증가했다. 중진국 대열에 들어선 중국이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중남미 등에 노동집약산업을 넘기고 중공업·첨단산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가고 제조업 전반에서 ‘세계의 공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 내 공장 이전으로, 중·서부 지역 노동집약산업의 수출이 점점 늘고 있다. 중부 후베이성의 올해 1~10월 노동집약산업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서부 쓰촨성의 같은 기간 노동집약산업 수출은 전년보다 36.5% 증가했다. 베이징 섬유회사의 한 임원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인건비 압박에 베트남·미얀마·인도 등 인건비가 싼 다른 나라로 가지만, 중국 기업은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며 “중국 중·서부로 가면, 말과 문화가 같고 인건비는 싼 지역에 공장을 이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결론은 ‘국내 공장 이전’과 ‘산업 고도화’로 중국이 자동차·조선·전자 등 중공업과 첨단산업뿐 아니라 의류·장난감·신발·가구 등 노동집약산업에서도 한동안 비교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10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반도체·인공지능 등 주요 산업의 공급망에서 대중 견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 내륙이 생산 기지로 개발되면서 오히려 세계 제조업 무대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중국이 자체 동력으로 ‘세계의 공장’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그동안 전세계 기업·자본이 주목했던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상당히 잃은 상황이다. 비싼 노동력과 토지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지정학적 갈등, 중국 정치 체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중국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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