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의 불편한 진실] 정시의 종말](https://i.headtopics.com/images/2024/1/8/kyunghyang/915106048276510660602-915106048276510660602-27EC9217B48FF8802FA8DC1B15486A7A.webp)
2028학년도 수능 개편안은 2018년의 되치기다. 수능을 불구화하고 정시를 수시화하려 한다대중의 ...
대중의 학종 혐오와 수능 선호는 그들이 가장 염원하는 ‘경쟁의 완화’를 일으키지 못한 무능한 엘리트에 대한 반감의 표출수능에서 이과 수학이 사라진다. 지난해 12월 말 발표한 2028학년도 수능 확정안에서 심화수학을 빼버리고 문·이과 공통수학만 남겨둔 것이다. 수능에서 과학·사회 선택과목을 없애고 통합과학·통합사회만 남기는 방안 또한 확정되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하는 일이다. 세계적으로 대입시험은 주로 고교 후반에 배운 것을 중심으로 출제되고, 선택과목이 많다. 그런데 한국 수능의 경우 이과 수학은 없어지고, 과학·사회는 고1 과정만 남는다. 선택과목은 제2외국어만 남고 사라진다. 이제 수능은 불구가 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대입시험을 전수조사해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표준점수나 석차등급은 한국에서만 쓴다. 다른 나라들은 원점수를 쓰거나, 보정점수를 쓰거나, 등급을 쓴다. 예외가 없다. 이들 세 가지 모두 소수 과목 기피현상을 방지하고 학생들의 소신에 따른 선택을 지지한다. 즉 물리나 경제를 기피한다든가 아랍어로 쏠린다든가 하는 황당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리고 과목에 따라 최고점이 달라지는 표준점수와 달리, 어느 과목을 선택하든 동일한 최고점을 받을 수 있다. 세 가지 가운데 두 가지는 변별력도 높다. 한국도 이런 방향으로 고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교육부의 결정은 수능에서 선택과목도, 이과 수학도 없애버리고, 이 같은 변화를 ‘공정’이니 ‘융합’이니 하는 단어로 포장하는 것이었다.‘수능의 불구화’는 세계 입시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그런데 교육계 안팎에서 이에 대한 비판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유인즉 이렇다.
이제 2018년에 벌어진 대입 공론화 논쟁의 구도가 ‘진보 대 보수’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진다. 교육계 주류는 진보든 보수든 수능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길 원했다. ‘진보는 학종, 보수는 수능’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류다. 2019년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에서 정치성향별 대입 전형 지지율을 조사했는데, 정시에 대한 지지율은 진보층이 63%, 보수층이 59%로 오히려 진보층이 근소하게 더 높았다.2018년의 논쟁은 ‘진보 대 보수’가 아니라 ‘엘리트 대 대중’의 논쟁이었다. 엘리트는 ‘교육적 가치’를 앞세워 학종을 내세웠고, 대중은 불공정과 부담을 호소하며 이에 맞선 것이다. 정치학에서 말하는 포퓰리즘의 전제, 즉 ‘엘리트’와 ‘대중’ 사이의 대립 구도가 한국 역사상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진보 엘리트인 김상곤씨와 보수 엘리트인 이주호씨가 손을 맞잡고 한편에 서고, 학종에 염증을 느낀 대중이 이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었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학생뿐만 아니었다…마산 할매·할배 시위, 이승만 끌어내렸다진실화해위 진실 규명 결정1960년 4월24~25일 “정권 퇴진” 내걸고 시위시위 동력 주춤할때 시민들 대규모 참여 이끌어부산시민 마산 원정시위도 추가 사망자 등 확인
Read more »
프랑스 대형마트 대표의 폭로... 식료품값 20% 상승의 진실[2024 신년 글로벌리포트 - 세계 장바구니 물가②] '전쟁'은 물가 상승의 진짜 원인이 아니었다
Read more »
식료품값 20% 상승의 진실... 대형마트 대표가 폭로, 한국은?[2024 신년 글로벌리포트 - 세계 장바구니 물가②] '전쟁'은 물가 상승의 진짜 원인이 아니었다
Read more »
![[이범의 불편한 진실] 대입 ‘3차 대전’을 예고하는 수능 개편안](https://i.headtopics.com/images/2023/10/30/kyunghyang/9151060482765101162850-9151060482765101162850-D159B369C3F343D6B231BAAF04A73654.webp?w=640)
[이범의 불편한 진실] 대입 ‘3차 대전’을 예고하는 수능 개편안한국은 대학 간 격차가 크고 ‘경쟁의 자기장’이 강하다. 이런 환경선 난도·복합도가 높을수록...
Read more »
대입개편안 학부모들 우려에…정부 “사교육 업체의 불안 마케팅”교육부가 25일 대전에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 관한 의견을 직접 듣고 설명하는 ‘찾...
Read more »
이스라엘 전쟁 터지자 깨달았다, 유럽 방위비 '불편한 진실'냉전 종식 후 미국의 핵우산 아래 오랫동안 평화를 누렸지만, 지난해 2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디에고 로페스 다 실바 선임연구원은 '(이미 고착화된 예산 구조를) 완전히 뒤집는 것은 또 다른 비용을 초래하게 된다'며 '(방위비 증가는) 녹색경제 전환 등과 같은 유럽 각국의 다른 긴급 사안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FT에 말했다. 벤 배리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은 FT와 인터뷰에서 '(유럽 주요국들은) 경제안보가 평화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며 '비용이 많이 들지만 군사적 억지력은 일종의 경제보험'이라고 꼬집었다.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