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3초면 이상한 가방 찍는 '매의 눈'…공항은 마약과 전쟁 중

이곳은 인천공항본부세관(공항세관)의 엑스레이 판독실이다. 엑스레이 판독을 거친 짐들은 수하물 구역에서 마약 탐지견에 의해 다시 한번 샅샅이 검사를 받는다. 운 좋게 엑스레이 판독과 마약 탐지견을 피했다고 하더라도, 거동 수상자 등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걸러내기 위함이다.

인천공항에만 100여 명의 판독 요원 근무 이곳은 인천공항본부세관의 엑스레이 판독실이다.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들어오는 여행객의 모든 화물은 여기서 판독된다. 마약이나 총기, 도검처럼 반입이 금지된 물품을 잡아내는 게 판독실의 임무다. 이미라 공항세관 주무관은 조이스틱처럼 생긴 손잡이를 바쁘게 조작하면서 화면 속을 응시하고 있었다. 모니터 속 가방들은 마치 반으로 쪼갠 과일처럼 속이 훤히 보였다.‘마약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대부분의 마약은 국경을 넘어온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을 지키는 공항세관에는 약 15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날 찾은 판독실은 에어컨이 가동 중임에도 열기가 느껴졌다. 수십 대의 모니터와 각종 판독 기기들이 내뿜는 열기가 쏟아져 나온 탓이다. 제1·2여객터미널을 합쳐 100여 명의 판독 담당 직원이 일한다. 가방 하나를 판독하는 데 드는 시간은 3~7초. 빠르고 정확하게 판독하는 게 핵심이다.

마약을 숨겨오는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골프백뿐 아니라 전자담배를 통해 합성 대마를 밀반입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이미라 주무관은 “새로운 형태로 약을 들여오는 시도가 계속 늘고 있다”며 “‘창과 방패’가 끊임없이 겨루는 셈”이라고 했다. 이날은 안희찬 주무관과 탐지견 ‘듀크’가 근무 중이었다. 탐지견들은 짖거나 물지 않도록 훈련받는다. 대신 마약을 발견하면 해당 화물에 끊임없이 매달린다. 향정신성 의약품처럼 캡슐로 포장된 약까지 잡아낸다. 안 주무관은 “최근에는 네덜란드나 태국처럼 대마초를 합법화한 나라가 늘면서 신경 쓸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날 듀크도 마약 냄새에 빠르게 반응했다. 훈련용 시약을 컨베이어 벨트 위 한 가방에 발라놓자 듀크는 재빨리 해당 가방에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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