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택시손님을 ‘사람’으로 보려면

직설 News

[직설]택시손님을 ‘사람’으로 보려면
박정훈
  • 📰 kyunghyang
  • ⏱ Reading Time:
  • 48 sec. here
  • 3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5%
  • Publisher: 51%

대법원이 타다 드라이버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클래식을 틀고, 불평 없이 골목길까지 안전하고 친절하게 운행해주는 택시는 앱이 아니라 노동자가 만들었다...

대법원이 타다 드라이버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클래식을 틀고, 불평 없이 골목길까지 안전하고 친절하게 운행해주는 택시는 앱이 아니라 노동자가 만들었다. 타다의 모회사인 쏘카는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충직한 택시기사를 원하면서도 노동법상 책임과 비용은 회피하기 위해 세 가지 꼼수를 썼다. 타다를 관리 운영할 자회사 VCNC를 만들어 노동법에서 한 걸음 도망쳤다. 타다를 운전할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중간 협력업체를 끼워 두 걸음, 협력업체에 타다 노동자와 근로계약서가 아니라 위탁계약서를 쓰게 해 세 걸음 달아났다. 그러나 타다는 근태관리를 하고 교육 면담을 진행하는 등 타다 드라이버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처럼 통제했다. 지휘감독의 대가는 월급제였다. 타다 월급제가 타다를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 택시로 만든 비법이었다.

타다의 불법을 바로잡았지만 타다 논쟁에서 드러난 택시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택시를 타다처럼 만들기 위해선 앱이 아니라 택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타다의 혁신을 합법적으로 발전시킬 고민을 하기는커녕, 하루 20만원씩 사납금을 갖다 바치라며 노동자를 난폭·과속 운전으로 내몰았다. 입금된 사납금에는 시민의 칭찬을 받은 노동자인지, 규탄을 받은 노동자인지 표시되지 않는다. 이 폐단을 막기 위해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월급제를 도입했지만 택시업주들은 법을 비웃듯 사납금제와 월급제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탈법의 비밀은 간주근로시간제도다. 간주근로시간제는 회사와 근로자대표가 합의하면 실제 일한 시간과 관계없이 합의한 시간대로 임금을 줄 수 있다. 택시노동자가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하루 12시간 일하더라도 회사가 근로자대표만 잘 구슬려 합의하면 4시간의 임금만 줘도 된다.

택시완전월급제라 불리는 이 법은 8월20일 전국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단시간 노동자를 쓸 수 없고, 월급을 줄 돈이 없다는 택시업계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거짓말이다. 주 40시간의 간주근로시간제가 싫은 택시업주는 노동자의 실근로시간에 따라 임금을 주면 된다. 택시에는 노동자들의 주행, 정차, 수익 등을 알 수 있는 운행기록장치가 부착돼 있어 실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이 가능하다. 지급여력도 충분하다. 공공운수노조가 교통안전공단에서 받은 전국 6개 법인택시업체 운행정보관리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회사가 노동자 1명당 올리는 월평균 운송수입금은 무려 667만원이었다. 그럼에도 택시업계는 경영혁신도, 타다도 싫다는 떼만 쓰면서 사납금제를 고집한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택시업계에 호응해 완전월급제를 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흔들리고 있다. 국회가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보다 택시회사의 이익만을 좇아 갈지자 운행 중이다.

We have summarized this news so that you can read it quickly. If you are interested in the news, you can read the full text here. Read more:

kyunghyang /  🏆 14. in KR

박정훈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양궁은 세계 최강인데 윤 정부는 망해가는 이유양궁은 세계 최강인데 윤 정부는 망해가는 이유[강명구의 뉴욕 직설] 공정과 다양성: 양궁과 미국 대선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화두
Read more »

트럼프 2.0... 한반도에 밀려 올 거센 파도트럼프 2.0... 한반도에 밀려 올 거센 파도[강명구의 뉴욕 직설] 2024 미국 공화당 강령에 숨겨진 의도
Read more »

한국 보수의 수준... '트럼프 당선' 팔아서 얄팍한 술수만한국 보수의 수준... '트럼프 당선' 팔아서 얄팍한 술수만[강명구의 뉴욕 직설] 떠들면 떠들수록 핵무장이 더 어려워지는 이유
Read more »

'혁신'으로 시작해 '혁신'으로 끝난 롯데 신동빈의 주문'혁신'으로 시작해 '혁신'으로 끝난 롯데 신동빈의 주문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올해 하반기 사장단 회의인 'VCM'(Value Creation Me
Read more »

윤 대통령, 한동훈 대표와 면담서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하라'윤 대통령, 한동훈 대표와 면담서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하라'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0일 비공개로 만났다. 대통령실은 '당정 화합을 위한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만남이) 진행이 됐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전날 오전 11시 경부터 1시간 30분 동안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면담...
Read more »

“로켓배송 위해 ‘주 평균 78시간’ 달려” 숨진 쿠팡 택배기사 유족, 산재 신청“로켓배송 위해 ‘주 평균 78시간’ 달려” 숨진 쿠팡 택배기사 유족, 산재 신청고 정슬기 씨 아버지 “쿠팡, 사람 죽어가는데 아무렇지 않은가”
Read more »



Render Time: 2025-02-25 09:0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