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승의 퍼스펙티브] 나토 최전선서 본 한반도…동맹 중요성 상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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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승의 퍼스펙티브] 나토 최전선서 본 한반도…동맹 중요성 상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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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 이후 두 번째 겨울을 맞는 우크라이나 위쪽으로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서 핀란드로 이어지는 유럽의 지정학적 단층대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보다도 지정학적 최전선에서 발트 3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미국과의 동맹이다. 미국이 고립주의로 나가고, 각자도생의 국제 질서가 펼쳐진다면 유럽과 NATO의 응집력은 약화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서방의 분열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쉽게 달성하며 영향력을 키울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쪼개진 지각이 충돌하는 단층대는 지정학에도 존재한다. 단층대 위에서는 긴장과 분쟁이 수시로 발생한다. 전쟁 발발 이후 두 번째 겨울을 맞는 우크라이나 위쪽으로 발트 3국에서 핀란드로 이어지는 유럽의 지정학적 단층대가 존재한다. 미국과 유럽의 집단방위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최전선이다. 유라시아 대륙 반대편,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단층대 위에 놓인 한반도 역시 같은 도전과 고민을 숙명처럼 맞이하고 있다.

발트 3국의 공통적인 최우선 과제는 안보 확증이다. 과거 독일·스웨덴·러시아 등 강성한 주변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특히 오랜 기간 독일 영향권 안에 있으면서 쌓인 역사적인 반감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 반감은 소련 시기 동안 오히려 ‘반감’되었다. 어느 쪽이 더 필요한 파트너인지에 대한 우선순위는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명확해졌다. 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우려는 독일을 보다 가까운 파트너로 만들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해체된 1990년대 초반 발트 3국의 재무장관들은 일제히 독일로 향했다. 이미 그 시기에 유럽의 금융과 산업은 독일의 주도권 아래에 있었다.

유럽에서 중립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발트 3국은 1990년대 중반, 중립은 위험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정체성을 재정립하며 75년간의 중립을 접고 NATO 회원국이 되었고, 러시아와의 1340㎞에 달하는 국경으로 NATO의 확장이 이루어졌다. 중립국이었던 스웨덴도 NATO 가입을 마무리하고 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중립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가치의 측면에서 확연히 서방의 입장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 “만약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지도자가 다시 등장한다면 정말로 위기가 올지도 모릅니다.” 2023년 NATO 정상회의를 주관했던 리투아니아에서 만난 여러 전문가는 강한 위기감을 표출했다. 미국이 고립주의로 나가고, 각자도생의 국제 질서가 펼쳐진다면 유럽과 NATO의 응집력은 약화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서방의 분열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쉽게 달성하며 영향력을 키울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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