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도 너머 기후위기적응을 말하다] 수해·산불 이재민의 일상 회복이 더딜수록 ‘기후 적응력’ 낮은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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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도 너머 기후위기적응을 말하다] 수해·산불 이재민의 일상 회복이 더딜수록 ‘기후 적응력’ 낮은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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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난을 대비하는 것만큼이나 재난 이후 사회의 ‘회복’도 중요하다.

아직 되찾지 못한 안락함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대송면 제내4리 주민 김옥기씨가 지난달 29일 자신의 집에서 아직 복구하지 못한 방에 앉아 있다. 문재원 기자"> 아직 되찾지 못한 안락함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대송면 제내4리 주민 김옥기씨가 지난달 29일 자신의 집에서 아직 복구하지 못한 방에 앉아 있다. 문재원 기자“땅 주인이 쫓아낼까 걱정” 유엔환경계획은 기후변화 적응의 3가지 축 중 하나로 ‘회복력의 강화’를 꼽는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도 ‘회복탄력성’을 기후변화 적응의 주요 요소로 꼽았다. 올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실무진 협상에서도 적응 목표 설정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내리에서 40여년을 이웃하며 살아온 동갑내기 정화자씨와 한차섭씨는 이날 그치지 않는 비를 보며 밤을 새웠다. 한씨가 말했다. “물난리 나고, 본정신 돌아온 지가 이제 몇 개월 안 돼. 비가 오면 걱정이 돼서 누워 있다가도 바깥에 나가보고, 자다가 일어나서도 나가본다.” 수해의 기억은 불편함도 잊게 만든다. 제내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의 방은 벽 한쪽이 휑하다. 수해 전에는 붙박이장으로 가려져 있던 벽이다. “방에 아무것도 없니더. 다 떠내려가고 농도 안 샀니더. 또 떠내려가면 우야노.”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대책위는 “제내리가 상습피해지역임에도 행정당국과 시·도,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의원들은 그때만 적당히 넘기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지금까지 왔다”고 주장한다. 대책위 서명운동에 주민 2000여명 중 924명이 참여했고, 이를 지난 1월 포항시에 전달했다. 대책위는 제방을 높이라거나 빗물펌프장 기능을 강화하라는 단순한 요구만 하지 않았다. 포항시에 아예 ‘이주 대책’을 요구했다. 김해식 대송면 이주 비상대책위원장은 “더 큰 태풍이 오고 침수되면 주민들은 알거지가 될 수밖에 없고, 인명 피해도 염려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찾아간 경북 울진군 북면, 죽변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곳곳에 자리잡은 ‘컨테이너집’ 무리였다. 가로 3m, 세로 9m. 8평 남짓한 공간에 지난해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한 가구씩 산다. 지금 똑같은 컨테이너집에 살 듯이 산불 이전엔 다 똑같은 가구였지만 산불 이후에는 집주인과 세입자로 갈라졌다. 산불이 이들을 갈라놓을지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산불 지원금은 세입자와 집주인에게 차등 지급됐다. 세입자 이재민은 정부지원금, 국민성금을 합쳐서 최대 5000만원 정도를 받았다. 집주인 이재민은 ‘최소’ 9000만원을 받았다. 집이 모두 탔으면 ‘비상시 거주’한 경우에는 9000만원, 집에 집주인 또는 세입자가 상시 거주한 경우에는 집 면적에 따라 9000만~1억8000만원이다. 세입자가 살던 집의 주택 소유자는 다시 집을 지어야 한다는 조건도 없다. 세입자들은 ‘폐가’ 수준의 지원도 받지 못해 부당하다고 여긴다. 특히 국민성금 지원액에서 금액차가 컸다. 세입자 이재민은 4225만원을 받은 반면, 25평 이상 집을 가진 주택 소유자들은 최대 1억42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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