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합의로 인한 최대 변화는 한국이 일본의 안보위기 시 지원해야...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합의로 인한 최대 변화는 한국이 일본의 안보위기 시 지원해야 할 근거가 생긴 점이다. 한·미와 미·일 간에는 각자 동맹 조약으로 위기 시 상호 군사 지원을 하도록 돼 있지만 한·일 간에는 그 근거가 없었다. 일본의 경우 유엔사 후방기지를 고리로 한반도 유사시 개입할 여지가 있었던 반면 한국이 일본을 군사적으로 도울 근거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합의의 ‘3국 신속 협의 공약’에 따라 한국은, 중·일 간 센카쿠열도, 러·일 간 쿠릴열도 갈등이 벌어질 경우 일본 편에 섬으로써 갈등에 휘말려들 수 있게 된 것이다.
3국 정부가 밝혔듯 이번 합의는 공식 동맹 조약이 아니다. 하지만 3자 동맹으로 가는 개념적 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동맹 전 단계의 합의라고 볼 수 있다. 동맹이라는 명명은 피하면서도 사실상 동맹으로 가는 길을 닦은 ‘마술’은 “공동의 이익·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도발·위협”에 “3자 차원에서 서로 신속하게 협의”한다는 표현이다. 사실 국가들 간에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각자 중국을 보는 시각과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다르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공동 이익에 대한 위협’이라는 말로 뭉뚱그려 한·미·일을 묶는 것은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한 게 현실이다. 한국이 그동안 미·중 간 대만해협 문제는 물론이고, 러·일 간 쿠릴열도 갈등이나 중·일 간 센카쿠열도 갈등에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따라 한국은 한쪽 편을 들기 어려운 이러한 분쟁에서 일본과 미국 편을 들어야 한다. 사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한·미 동맹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캠프 데이비드 합의는 냉철한 국익 관점에서 한국이 얻은 것은 별로 없고 내준 것이 많은 외교 행사였다.
한국이 안보 문제에서 외국의 도움을 받는다면 외국을 지원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정도로 큰 변화를 꾀하면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은 물론, 야당 설득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합의에 도장을 찍고 돌아온 뒤에도 진지한 국내 설득보다 ‘북한의 핵 사용 가능성’ ‘반국가 세력’ 언급으로 이번 합의를 어물쩍 정당화하려는 모습만 보였다. 국내 지지가 없는 대외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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