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지난 지금도 조마조마합니다”···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의 ‘그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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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지난 지금도 조마조마합니다”···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의 ‘그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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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기자와 통화한 박남수씨(71)는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노인이 됐지만 30년도 더 지난 ‘그날’이 선명하게 기억난다고 했다. 날씨가 유난히도 춥던 1978년 1월10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한 교회에서 야학 교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그의 앞에 남자 3명이 나타났다.

31일 기자와 통화한 박남수씨는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노인이 됐지만 30년도 더 지난 ‘그날’이 선명하게 기억난다고 했다. 날씨가 유난히도 춥던 1978년 1월10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한 교회에서 야학 교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그의 앞에 남자 3명이 나타났다. 중앙정보부 직원 한 사람과 정보과 형사 2명이었다. “조사할 게 있는데….” 다짜고짜 박씨를 검은색 차에 태운 남성들은 박씨의 얼굴에 안대를 씌웠고 당시 서울 북부경찰서를 거쳐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로 그를 데려갔다. 그는 이후 ‘야학실을 만들어 전태일 열사 등 의식화 교육을 했다’는 이유로 긴급조치 9호 위반 유죄 판결을 받고 1년간 복역했다.

정씨는 이번 국가배상 판결이 단순히 사후적으로 피해자들에게 돈을 주는 문제를 넘어 당시 불법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기소하고 재판을 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의미도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영장 없는 체포와 구금, 고문, 면회제한 이런 것들이 전부 국가가 헌법을 위반하면서 조직적으로 폭력을 자행한 것”이라며 “오히려 법조인들이 중앙정보부 하수인 노릇을 하며 이러한 점들을 외면했다”고 말했다.대법원이 적시한 배상 범위에는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가족들도 포함됐다. 실제로 그들의 가족들 가운데는 몸과 마음의 상처로 부양 능력을 상실한 피해자 대신 생계를 책임진 이들이 많다.

가정의 생계와 육아는 아내 B씨의 몫이었다. A씨는 주변 친구들의 권유로 2년간 대학 시간강사를 하는 와중에 학생들에게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른 적이 있었다. 트라우마로 인해 대학 강단에 서는 일을 계속하기 어려웠던 그는 비슷한 이유로 연구원, 과외 교사일을 잠깐 하긴 했지만 지속하지는 못했다. 부인 B씨는 이런 남편과 두 아들까지 돌봐야 하는 형편이어서 결혼 전 마련해둔 아파트와 땅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그마저도 떨어질 때가 돼 문방구를 차려봤지만, 남편 A씨가 문방구에 갑자기 나타나 손님한테 소리를 치는 통에 결국 장사를 접었다.“패소자는 어쩝니까”…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국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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