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위원장의 읊조림 '대한민국이 무섭다' 이봉주 안전운임제 화물노동자 화물연대 파업 김성욱 기자
여기 '나라 경제를 좀먹는 조폭들'이 있다. 이들은 돈 좀 더 먹겠다고 이 극심한 추위 속에 16일 동안이나 파업했다. 2만6144명 정도 되는 이들 때문에 세계 10위 대한민국 경제가 휘청했다고 한다. 이들은 본디 돈 잘 버는 귀족이었다. 귀족인데도 하루 평균 14시간, 한달 평균 24일 일했다. 그렇게 해서 올리는 한달 평균 순수입은 342만 8000원.
쓰러진 귀족 조폭들은 화물 노동자들이다. 11월 24일부터 12월 9일까지 16일간 이어진 화물연대 파업은 지난 2003년 파업 때와 같은 최장기 파업이었다. 파업은 올해 말 사라지는 안전운임제의 유지와 확대를 위해서였다. 안전운임제는 최저임금제와 비슷하다. 화주 맘대로 운송료를 매기는 게 아니라 화물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해 최저 운임의 선을 정하는 일이다. 시멘트, 컨테이너 두 품목에만 시행돼 왔는데도 대기업 화주들은 크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봉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을 만났다. 깡마르고 눈이 움푹 파인 이 위원장은"대한민국이 무섭다"고 했다. 한파 속에서도 그는 현재 국회 앞 천막에서 단식 농성중이다. "힘들었다. 조합원들 힘든 게 눈에 보였다. 보통의 임금 노동자들이야 보름 파업하면 보름치 월급만 안 받으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아니다. 기본으로 나가는 유지비용이라는 게 있다. 차 할부, 주차비, 보험료 등. 차를 세운다는 게 그렇다. 포기한 임금보다 고정비 지출이 더 크다. 그게 다 빚이 된다. 우리는 할부 인생이다. 16일 파업한 손해 메우려면 앞으로 최소 6개월 이상 허덕대야 한다. 더 이상은 어려웠다.""정부가 약속을 안 지켰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4일 8일간의 파업이 끝났을 때 정부가 뭐라고 약속했나.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품목 확대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후 올해가 다 가도록 정부가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다. 안전운임제로 다단계 알선도 많이 줄었다. 그전엔 화주부터 운송사, 화물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다단계가 있었는데 이 먹이사슬 가장 밑바닥에 있는 화물 노동자들에 보장된 몫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다 보니 중간에 착복할 수 있는 돈이 줄었다. 당연히 다단계 업체들이 하나씩 사라졌다. 운송료가 투명해지니 오히려 중소 화주들, 운송사들도 안전운임제를 좋아한다. 반대하는 건 오직 대기업 화주들이다. 대기업일수록 물량이 다량인데, 예전에 운송사 하나씩 잡아서 덤핑으로 후려치던 걸 안전운임제 때문에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나는 석박사고 정치인이고 언론이고 공부한 사람들은 다 똑똑한 줄 알았다. 이번에 보니 아니다. 다 숫자에 빠져 죽을 사람들이다. 정부는 안전운임제 이후 사망자수가 늘었다고 한다. 겨우 3년 동안 한 자릿수 차이를 갖고 그랬다. 웃기지도 않다. 아니, 사고라는 게 어떤 해는 전체 건수는 적어도 사고가 한번 크게 나서 사망자가 많이 나올 수도 있고, 어떤 해는 사고는 많이 났어도 사망자수 자체는 적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언론은 마치 우리의 그런 폭력 때문에 비조합원들이 차를 세우고 있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그 많은 비조합원들이 다 폭력에 의해 차를 세웠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비조합원분들도 안전운임제가 분명 보호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함께 차를 세운 것 아닌가. 왜 본질을 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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