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잠삼대청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며 주택 매매 시장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번 해제 조치는 신고가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주택 보유자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헌법에 기반한 국민의 기본권과 정치적 목적에 의한 규제 남용에 대한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매매 신고가가 발생한 지역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건 작년 8월이다. 당시 시중 대출 금리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규제 완화를 통한 신속한 주택 공급으로 시장 안정을 도모하던 윤석열 정부 의 정책 방향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다급해진 정부와 서울시가 꺼내 든 카드는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와 '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검토'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너무 뜨겁게 달아오른 시장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구두 경고' 정도로 해석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서울시 공무원들은'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정책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런데 돌연 서울시는 6개월 만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발표하고 나섰다.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으로 일컬어지는 국제교류지구 일대에 지정된 허가구역을 전격 해제하기로 한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서울시가 이번 해제 사유에서 밝힌 대로 지정 시 해당 지역 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가한다. 주택 매매 거래 시 실거주 의무 2년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도 차단된다. 투기 수요 차단에는 일부 효과가 있지만, 이로 인해 주택 보유자는 매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제를 이처럼 손쉽게 뒤집는 것이 적절한지다. 물론 6개월 전과 비교할 때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급변한 것도 맞는다. 행정의 유연성을 나무라는 것은 아니다. 과연 부동산 정책에 '원칙'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인허가와 실제 공급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부동산 시장 특성상 가격의 상승과 하락은 필연적으로 동반된다. 그럴 때마다 정치적 목적으로 토지거래허가제와 같은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규제를 남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 5년간 원칙 없는 규제의 남용에 따른 후폭풍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국민이 짊어지고 있지 않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재산권 부동산 시장 정책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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