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 뭐라고... 암호화폐 다툼으로 시작된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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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9일 오후 11시 45분,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앞 대로변. 괴한들이 순식간에 40대 여성 최모씨를 납치했다. 경찰이 재빠르게 추적에 나서 이틀 만에 용의자 3명을 검거했으나, 최씨는 대전 대청댐에서 매장된 채로 발견됐다. 부부가 코인 강탈과 살해를 사주했다는 게 검찰이 제시한 혐의다.

검찰은 '코인 사업 피해로 인한 복수심과 코인 강탈을 통한 경제적 이익 획득'을 살인 동기로 지목했다.

화살은 유씨 부부에게 돌아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유씨 부부가 퓨리에버 코인 가격을 폭등시킨 다음 몰래 처분하는 바람에 가격이 떨어졌다'고 책임을 추궁했고, 유씨 부부가 투자자들에게 4억 원을 물어준 일도 있었다고 한다. 유씨 부부가 2021년 9~10월 최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할 만큼 감정이 골이 깊어졌다. 그러나 막상 계획은 생각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납치를 하긴 했으나 최씨가 알려준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틀렸거나 전자지갑에 코인이 없었던 바람에 이경우와 유씨가 코인을 빼앗는 데 실패했던 것이다. 그 와중에 황대한이 추가로 주입한 케타민이 화근이 돼, 최씨가 케타민 중독으로 사망했다. 황대한과 연지호는 결국 최씨를 암매장하고 현장을 빠져나왔다.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가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재판부는 이경우가 암매장을 지시한 사실에도 주목했다. 황대한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케타민 과다 투약으로 최씨가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는데도 이경우는 '이왕 이렇게 된 거 묻어버리자. 내가 다 책임져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고, 연지호 또한 증언대에서"최씨를 암매장한 뒤 이경우가 '거기 좀 더 있고, 몇 시간 뒤에 다시 와서 확인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이경우는 마지막 순간까지 피해자가 살아 돌아올 일말의 가능성조차 차단하려고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이경우에게 케타민을 준 이경우 아내와 최씨 남편 등에 대한 강도를 준비했던 공범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살해에 직접 가담한 건 아니지만 죄책이 가볍지는 않다는 취지다.납치살인을 실행한 일당의 범행은 이렇게 인정됐다. 남은 쟁점은 사건 배후에 있던 유씨 부부가 살해를 공모했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①유씨 부부가 구치소에서 작성한 메모에서"인간이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해서 너무 후회한다"고 쓰는 등 최씨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꼈고 ②유씨는 최씨 납치 이후 최씨의 휴대폰을 인멸한데다 ③황대한과 연지호의 도피자금을 마련해 주려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유씨 부부가 살해를 공모한 게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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