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현장 엔지니어의 '촉'…한국 제조업 심장을 지켰다 [손현덕의 사람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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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수마 1년, 그 아찔한 순간의 기록

1년 전. 2022년 9월 6일 새벽 그는 비상근무 중이었다. 포항과 광양제철소 현장 총책임자인 이시우 포스코 생산기술본부장은 하루 전인 9월 5일 오후 5시부터 전 간부 196명에게 자신들의 직책을 수행하는 곳에서 정위치하라고 지시했다. 포항에 103명. 광양에 86명. 그리고 생산기술본부 7명. 본인도 포항 본사 11층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서 철야근무에 들어갔다. 창문 커튼을 젖히면 정문에 걸린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이라고 쓰인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어록이 보인다. 그 뒤로 직선으로 쭉 뻗은 왕복 4차로의 중앙로. 영일만까지 2㎞를 달린다. 왼쪽으로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와 제선공장, 쇳물에서 탄소를 제거해 강을 만드는 제강공장이 있다. 오른쪽은 시뻘겋게 달궈진 철강을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시키면서 물을 뿌려 식히고 롤러로 눌러대면서 제품을 생산하는 압연공장이 있다. 여의도 3배나 되는 937만㎡의 거대한 제철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쇳물은 1500도 정도 되지만 이를 만드는 고로는 내부 온도가 2300도까지 올라간다. 고로를 보호하기 위한 냉각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냉각장치는 그 안에 있는 냉각수가 순환되면서 고로가 과열되는 걸 방지한다.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펌프가 필요하고 펌프는 전기로 돌아간다. 전기가 끊겨 펌프가 작동되지 않으면 고로는 냉각수 없이 고온을 견뎌야 한다. 한계시간은 최장 30~40분. 그다음은 '꽝' 하고 폭발이다.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이다. 이 본부장은 김 부회장이 주재한 월요회의 직후 뭔가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직감했다. 이왕 대비를 하려면 철저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고로 휴풍 검토는 확실한 실행으로, 추가로 전 라인 조업 중단까지. 이 본부장 스스로"그때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뭔가 귀신이 씐 것 같다"고만 한다. 전 라인 조업 중단이란 결정은 사실 이렇게 우연스럽게 내려졌다."엄청난 놈이 내일 온다고?" 태풍 전야라는 게 이런 건가. 오히려 비가 그친 게 불안하게 느껴졌다. 그는 머릿속에 또렷하게 새겨진 두 개의 기억을 소환했다.

중요한 사실은 그 결정을 지금 해야 한다는 점. 육중한 용광로를 세운다는 것이 스위치를 끈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사람도 일단 곡기를 끊듯 투입되는 원료의 양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송풍 차단. 그게 휴풍이다. 용광로에는 철광석과 코크스가 가득 차 있다. 통상 그 비율이 5.0, 철광석 5에 코크스 1. 이 동네 용어로 '오어 바이 코크스'. 그런데 휴풍을 하려면 이 비율을 낮춰야 한다. 그게 감광이다. 철광석 절대량을 줄이기도 하거니와 비율도 떨어뜨려야 한다. 용광로 꼭대기로 코크스를 훨씬 더 쏟아부어야 하는데 비율을 3.0, 2.0 이런 식으로 낮춘다. 중단했다가 다시 가동하려면 송풍구로 바람을 넣어 불을 때여야 하는데 그때 열을 확보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코크스는 열 소스다.

회의 내용을 정리해 서울에 있던 김 부회장에게 이메일 보고를 했다. 그게 저녁 5시쯤. 메일을 바로 확인한 김 부회장이 답장했다."현장에서 그렇게 결정했으면 실행하라. 그러나 위중한 사항이니 회장에게 보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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