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앞 ‘공교육 멈춤의 날’ 집회 현장
4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서 숨진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의 49재를 맞아 열린 ‘공교육 멈춤의 날’ 행사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이 카네이션으로 헌화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그동안 아파도 아이들 담임이기 때문에 책임감으로 버텼습니다. 교사들 겁박하는 교육부 때문에 20년 교직 생활을 하면서 오늘 처음 병가를 써봤습니다.”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만난 서울 소재 초등학교 교사 ㄱ씨와 동료 교사 3명은 “도대체 교육부는 누구의 편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ㄱ씨는 “병가·연가를 쓰면 파면하겠다고 교사들을 겁주고 협박하는 교육부를 보면서 우리랑 같은 일을 하는 곳이 아님을 깨달았다. 오히려 대부분의 학부모는 집회를 지지한다며 체험학습 신청서를 많이 내주셨다. 아이들이 눈에 밟히고 징계 부담도 있지만, 우리가 움직여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병가를 쓰고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교육부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나흘 새 교사 3명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자 추모집회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집회 발언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초등학교 교사는 “서초구 초등학교 선생님 얘기를 듣고 악성 민원으로 고통받던 6년 전이 떠올랐다”며 “시나브로 무너지던 교사 공동체는 결국 한 사람의 삶이 학교에서 와르르 무너지고 나서야 화들짝 놀라 서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우리를 지키지 못하면 매일 동료 교사의 초상을 치르고 49재를 지내야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아이들과 함께 현장학습 신청서를 내고 집회를 찾은 학부모들도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쌍둥이 자녀와 함께 국회 앞 추모집회를 찾은 이아무개씨는 “연이어 선생님들이 안타깝게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선생님들이 겪는 어려움을 눈으로 보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경기 김포시에 사는 김아무개씨도 자녀 설지원양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