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운전자 B씨는 하루 평균 10.9시간을 달렸다. 정차하자마자 잠든다고 가정해도 B씨는 적정 수면을 취한 날이 한 달 중 최대 여덟 번에 그친다. 게다가 30일간 단 하루도 운전을 하지 않은 날이 없다. 📝 변진경・전혜원 기자
상상해보라. 당신이 만약 밤 10시쯤 퇴근해 다음 날 새벽 6시에 다시 출근한다면. 이 정도 연속휴식조차 취할 수 있는 날이 일주일에 한 번이라면, 혹은 한 달에 한 번이라면, 혹은 한 번도 없다면. 만약 일터에서 살다시피 한다면. 2~3시간 쪽잠을 자다가 일하기를 반복한다면, 거기에다가 낮밤마저 바뀌어 일한다면. 언제 쉬고 언제 일할지 직전에야 알 수 있다면. 항시 대기 상태로 일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면.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1년 365일 모든 날이 그렇다면. 그리고 그 일이 만약 운전이라면. 무거운 짐을 싣고 도로를 달리는 화물차 운행이라면. 트럭의 무게가 적게는 1t, 많게는 30t에 이른다면. 약속된 일정에 맞추기 위해 늘 시간에 쫓긴다면. 일정을 못 맞추면 다음번에 일감을 받지 못한다면. 그래서 제대로 쉬지도 먹지도 않고 다른 차와 보행자 사이를 달리고 또 달려야 하는 일이라면.
5% “하루 12시간 이상 운전” 대표적인 과로 유형 몇 가지를 살펴보자. 〈그림 2〉는 화물차 운전자 B씨의 한 달 시간표와 운행 동선이다. 하루 평균 10.9시간, 806.8㎞를 달렸다. B씨의 한 달 시간표에는 8시간 이상 정차 시간을 뜻하는 검은색 부분이 겨우 여덟 번 불규칙하고 가늘게 나타나 있다. 정차하자마자 잠든다고 가정해도 B씨는 적정 수면을 취한 날이 한 달 중 최대 여덟 번에 그친다. 게다가 30일간 단 하루도 운전을 하지 않은 날이 없다. ‘무휴무’ 노동자다. 2시간 초과 연속주행 비율도 높다. B씨는 이렇게 초과로 상태로 한 달간 총 325시간 동안 2만4203㎞에 이르는 전국 도로 곳곳을 달렸다. 〈그림 3〉의 운전자 C씨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하루 평균 11.3시간 768.9㎞를 달리는 이 운전자의 시간표에도 검은색 막대가 겨우 일곱 번 등장한다. C씨 시간표의 검은색과 검은색 사이, 4월5~11일 상세 주행 기록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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