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처럼 주짓수 도장에 갔다가 그를 만났다. 혼자서 그를 ‘그때 그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때 그 사람은 멋모르던 초보였던 나와 스파링하다가 다쳤던 남자 동료다. 거의 5년 만의 재회였다. 다른 도장으로 옮겨 갔다던 그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줄 알았다. 5년 전
여느 날처럼 주짓수 도장에 갔다가 그를 만났다. 혼자서 그를 ‘그때 그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때 그 사람은 멋모르던 초보였던 나와 스파링하다가 다쳤던 남자 동료다. 거의 5년 만의 재회였다. 다른 도장으로 옮겨 갔다던 그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리고 요즘 들어서 다시 공격성에 대해 골몰하고 있다. 초급자를 벗어나 중급자에 가까워지면서 생긴 중대한 고민이 공격성이다. 다양한 공격 기술을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면서 나도 모르게 행동이 과해진 거다. 따라서 공격성과 무관해 보이는 지적인 탐구, 언어적인 소통, 교육, 심지어 사랑에도 그 기저에 공격성이 존재한다. 인간은 동물에게 없는 공격성을 등에 업고 놀라운 업적을 이루었고 독립적으로 살 수 있으며 자존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나부터도 주짓수가 조금이라도 확장되는 걸 느낄 때마다 공격성이 함께였다. 더 밀어붙여도 되는지 망설였던 순간, 힘을 줘서 버틸지 포기하고 항복할지 갈등하던 순간, 붙잡아야 할지 놓아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철모르고 이기적인 아이 같은 공격성이 등을 밀어주지 않았다면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말았을 것이다.모두가 선을 지켜야 한다지만 항상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렵다. ‘적당하다’는 건 무엇이며 그 개념은 누가 정하는가? 아무런 시행착오나 충돌 없이 적당한 선을 가늠하는 게 가능한가?더욱이 공격성은 매우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는데도 대체로 부정적으로만 인식되며 그것을 다루는 언어조차 너무 빈약하다. 쉽게 말하면 살인자도 공격적이고 최고의 스트라이커도 공격적이다.
나도 그때 그 사람을 다치게 하고서야 알았다. 나에게도 반격할 능력이 있다는 걸. 그때 그 사람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근래 있었던 사건에 옛날 사건까지 소급돼 놀림이나 실컷 당했지만 그 일은 여전히 결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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