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대장장이가 떠오르는 송종화 장인 대장간 화로 집게 망치 모루 정진오 기자
2023년 5월 13일 오후 2시. 토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인천 중구 도원동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의 인일철공소는 무척 바빴다. 장인 혼자서 굵고 커다란 집게를 제작하고 있었다. 배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옮길 때 쓰는 집게라고 했다. 집게 주문은 전라남도 목포에서 왔다. 새로 만들어달라는 것과 짧은 걸 길게 해달라는 2가지 주문이었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주문받은 물건에 맞도록 자르거나 잇는 선행 작업이 있기는 하지만, 대장간 일은 화로에 불을 붙이고 쇠붙이를 달구는 공정이 가장 기초적인 일이다. 그래서 옛날 대장간에 들어가 처음 배우는 일이 화로에 바람을 불어넣는 풀무질이었다. ▲ 송종화 장인이 화로에 쇠를 달구고 있다. 저렇게 달궈진 쇠를 두드려 모양을 잡고 다듬는 데 망치가 3개가 쓰였다. 화로 앞 망치가 놓인 작업대 아래에 송풍기가 달려 있다. 2023년 5월 13일 ⓒ 정진오화로의 형태는 대장간마다 다르다. 벽돌로 만들어 쓰기도 하고, 철제로 하기도 한다. 외형은 벽돌이나 철제로 꾸미고 화로 부분만 흙을 이겨서 만든다. 예전에는 이동형도 있었는데, 지금은 쓰는 곳이 거의 없다. 송종화 장인은 진흙을 이겨서 노를 만든다. 가끔 새로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게 익숙하다. 소설가 김훈의 『남한산성』에서 주요 인물로 그려지는 대장장이 서날쇠도 진흙을 이겨서 화로를 만든다.
전통모루와 양모루를 구분하지 못해 숙맥처럼 우습게 된 곳이 있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조성한 아차산 아래 고구려 대장간 마을에 가면 영화 세트장으로 쓰던 야외 전시장이 있다. 그 중심 장소에 물레방아 돌아가던 대장간이라면서 재현해 놓았다. 누가 보아도 고구려식 대장간이어야 할 터이다. 집게가 이처럼 다양한 이유는 만들어내는 물건의 모양이 다 제각각이어서다. 가느다란 것을 쥘 때, 굵은 것을 쥘 때, 그때마다 집게가 다르다. 편편한 것, 동그란 것, 구부러진 것, 뾰족한 것 등 그 모양에 따라 집게를 달리 잡아야 한다. 단조망치는 또 쇠메와 벼림망치로 나뉜다. 쇠메는 망치 머리가 크고, 1m가량 되는 긴 나무 자루를 끼운다. 그 큰 쇠메는 쇠를 잡아주는 집게잡이가 있을 때나 쓸 수 있다. 1인 작업 현장에서는 쇠메를 쓸 수 없다. 한 손으로 그 쇠메를 들고서 내려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송종화 장인의 인일철공소에도 예전에 쓰던 오래된 쇠메가 2개 있는데 요새는 늘 혼자서 작업하는 탓에 이 쇠메를 잡을 일이 없다.
프레스기 역시 대장간의 필수 장비이다. 인일철공소의 프레스기도 기계해머와 같이 들여놓았다. 강철판을 원통형으로 오목하게 구부린다든지 할 때 필요하다. 이밖에 쇠를 가는 데 쓰는 그라인더나 쇠를 꽉 끼워 고정하는 장비인 바이스도 있다. 작은 구멍을 뚫을 때 쓰는 드릴링머신도 있다. 둥그런 톱날 디스크를 빠르게 돌려 단단한 쇠를 자르는 절단기도 대장간의 중요 장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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