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짙어가는 동생의 빈자리 때문인지 '520번의 금요일'을 버틴 세월호 가족들을 생각해서인지 책을 앞에 두고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9주기 기억식에서 동생에게 쓴 편지를 덤덤하게 읽어 내려가는 영수 님의 모습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대답 없는 동생에게 편지를 쓰기...
나날이 짙어가는 동생의 빈자리 때문인지 '520번의 금요일'을 버틴 세월호 가족들을 생각해서인지 책을 앞에 두고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9주기 기억식에서 동생에게 쓴 편지를 덤덤하게 읽어 내려가는 영수 님의 모습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대답 없는 동생에게 편지를 쓰기까지, 그 편지를 덤덤하게 읽기까지 지난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아서 책을 읽으며 더욱 힘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다시 접속한 인터넷 기사에는 혼란스러운 내용만 가득했습니다. 저 역시도 한동안 뉴스에서 나오는 '에어포켓'에 희망을 품기도 했었고 친구들과 시청에 마련된 합동분 향소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세월호참사는 처음으로 겪은 사회적 참사이자, 타인의 죽음에 눈물 흘리고 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참사였습니다.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앞둔 저 또한 여전히 사람이 많은 지하철이나 길거리를 지나가는 것이 긴장되고 두렵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거리유세를 하는 후보자 주위로 많은 사람이 몰리는 걸 볼 때나 시청역 근처에서 발생한 사고로 TV 아래에 빨간 자막의 속보가 나올 때처럼 사소한 일상의 요소들이 자극제가 되어 그날의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하지만 뉴스에 나오는 참사 피해자가 된 지금, 속 이야기는 로 이어져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마치 책이"그래도 괜찮아. 나도 그랬어","세상에 유가족다운 건 없어. 그러니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해도 돼"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해와 공감에 기반한 솔직한 이야기는 그 어떤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되었고 또 하루를 버티어낼 용기를 저에게 주었습니다.책을 덮은 저는 사회적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처방은 '정신건강의학과의 약이 아닌 위로와 공감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얼마 남지 않은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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