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같은 건 없었다' 고백하는 10년차 기자 이야기 손정빈의_환영 김성호의_독서만세 기자 편않 에세이 김성호 기자
나는 나를 위해 썼다. 저널리즘 같은 것은 없었다. 기자 생활 초기에는 경력이 조금 더 쌓이고 나면 대단하지는 않더라도 나름의 저널리즘이 생기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기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꿈꿨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저널리즘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기자마다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어쨌든 이 말에는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나에게는 공익을 위한 마음이 거의 없었다. 나는 그저 기사를 잘 쓰고 싶었다. -69p
출판계와 언론계의 부당한 관행에 맞서 새로움을 전하겠다는 출판공동체 편않의 '우리의 자리' 시리즈가 기자 손정빈을 택했다. 이란 이름으로 출간된 이 책은 영화기자란 정체성을 갖고 일해온 그의 지난 시간을 독자 앞에 펼쳐 전한다.책엔 언론인이 되기 전부터 10여 년의 경력을 가진 오늘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생각이 진솔하게 담겼다.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던 취업준비생의 불안과 어찌 기자가 되었으나 제 역량에 확신이 없던 수습기자 시절의 마음, 영화기자로 일하는 것에 매력을 느낀 뒤 맞이한 여러 순간들을 거쳐, 한 발씩 나아가며 오늘에 이르는 과정까지가 소소하지만 담박하게 들어찼다.
'기자 생활도 그런 열패감과 열등감 속에서 시작했다'고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선배로부터"회사를 나가라"는 말을 들었던 수습기자 시절의 어느 순간을 되새긴다. 선배는 그에게 온갖 육두문자를 섞어"야, 이 정도 들었으면 나 같으면 나가겠다"며"그러니까 넌 이렇게 욕을 먹고도 나갈 능력도, 용기도 없는 새끼인 거야"하고 막말을 퍼붓는다. 가뜩이나 동기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에 움츠려 있던 그는 이 같은 모욕에 마음이 부서진다. 그만두고도 싶었으나 그럴 용기도 없었다는 그는 수습을 마치고 도망치듯 문화부를 지망해 발령을 받는다.열패감과 모욕감으로부터 그를 일으킨 건 의외로 기자의 일이었다. 문화부에 배치된 그에게 부장이 말한다."손정빈씨, 마음대로 써." 정말로 어떤 지시도 내려오지 않았고, 그는 스스로 기사를 쓰는 법을 익혀갔다고 했다.
은 손정빈이라는 기자의 성장기이며 영화예술과 주고받은 상호작용의 기록이고, 동시에 언론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그중 어느 하나를 선명히 택하고 있지는 않으나 부분적으로 이 모두를 에둘러 훑어가는 글 모음집이라 할 수도 있겠다. 또한 이 같은 주제들과 동떨어진 글, 이를테면 배우와 영화에 대한 간단한 소회 또한 함께 실렸다.말하자면 손정빈이라는 기자가 써낸 온갖 주제의 글이 한 데 모여서 '환영'이라는 이름을 붙인 책으로 화했다. 통신사에서 영화담당 기자를 오래 한 이의 다양한 생각들을 들여다보고 싶은 이라면 한번쯤 집어봄직 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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