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후 첫 외식을 이태원서... 동생이랑 있는 것 같아요' 이태원참사 김초롱 기자
이태원 참사로 남동생을 잃은 이현씨였어요. 이현씨를 처음 만난 날은, 올해 초 국회에서였습니다. 생존자 발언을 하러 공청회에 갔던 날, 누군가 많이 울어 빨개진 눈으로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해주었어요. 그 분이 이현씨였습니다.이현씨가 깜짝 놀란 것을 모르지 않았어요.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놀랄 수 있다는 것을요. 그래도 그녀가 용기를 내주기를 바랐고 답장을 받았습니다.그렇게 저는 유가족과 함께 사건의 그날로 들어가 봤어요. '사건 이후 분향소와 추모제를 방문하기 위해 이태원을 온 적이 있었지만, 직접 이렇게 거닐어 본 것은 처음'이라는 그녀를 데리고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를 지나던 중, 그녀가 제게 물었습니다. 나와 함께 그날 걸었던 길을 되짚어가며 설명해줄 수 있느냐고요. 마치, 견학처럼.
"이 뒷길은, 제가 참사 당일 녹사평역에서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로 걸어갔던 길이에요. 여기서부터 저랑 걸으실까요? 그날도 사람이 많았어요. 특히 녹사평 쪽은 외국인 가족들이 많았고, 이태원으로 넘어오면서 한국 젊은이들이 많아지던 모양새였고요. 남동생분도 그랬을 겁니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와서 서울의 이런 풍경들이 얼마나 신기하고,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밌었겠어요. 남동생분은 참사 전날도 이태원에 구경을 나왔다고 하셨잖아요. 전날에도 본 곳인데 너무 재밌었나봐요. 혼자라도 또 구경가야지 하는 마음이었을 거예요. 저와 이 참사 장소로 들어오는 진입로 방향이 달랐을 뿐이었어요. 저는 반대 골목에서 현장으로 진입을, 남동생분은 곧장 1번출구 골목의 참사 현장으로 바로 진입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집에서 떠나기 직전에, 나가는 모습이 집 CCTV에 찍혔더라고요. 사람이 그런가봐, 내 가족이 죽으면 그 죽기 직전의 모습 어느 하나라도 수집하고 확인하고 싶은 마음인가봐. CCTV를 보면서 내가 그렇게 말을 걸었어요. 야 이놈의 자식아, 가지마. 뭐가 좋다고 폴짝 폴짝 뛰어서 집을 떠나냐 이눔아."선생님, 저에게 저의 일상이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시고, 다시 극복하는 것도 보시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지요. 절로 눈물이 나신다고요. 저는 이현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선생님과 같은 마음을 가졌습니다. 이현씨에게 가장 듣기 힘든 말이 무엇이었냐고, 물어봤습니다."떨쳐내야지 어쩌겠어"라는 말이었다고 해요. 참 모질게 들렸다고 했습니다. 말이 쉽지, 그게 그렇게 되는 마음이 아니니까요. 우리 사회는 참, 위로하는 법을 모르는 사회입니다.머리를 감고 말리는 것도 귀찮고, 의미 없는 것 같아서 온 머리를 뽀글뽀글 볶아버렸더니, 주위 사람들이 '이제 좀 살만한가 보네' 하고 말을 걸었다고 해요. 어떻게든 의미 없는 것에 에너지를 쓰지 않게 취해버린 행동이, 타인에게는 괜찮아진 것으로 비친 건지, 본인들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인지. 여러모로 아팠다고 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친구들도 다른 지인들도, 내 마음을 절대 알 수 없을 거라는 마음일 거예요. 그래서 그들과 할 수 없는 일상일 텐데, 제가 같이 해드릴게요. 꼭 같이 해요"라고도 덧붙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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