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을 나서 사회로 나간 청년들… 그들을 챙기는 건 아무도 없었습니다.\r보육원 자립준비청년 보호종료아동
2014년 봄 허진이씨가 보육원을 졸업할 때 들고 나온 물건이다. 채워진 곳보다 빈곳이 많은 캐리어를 끌고 19년간 머물던 보육원을 나섰다.
모든 자립준비청년이 허씨처럼 희망을 얻진 못한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스스로 세상을 등진 자립준비청년은 2019~2021년 13명이다. 생사조차 모르는 연락 두절 상태의 청년은 27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말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가가 책임지고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의 심정으로 챙겨 달라”고도 했다. 하지만 두 달 뒤인 11월 부산시 금정구에서 자립을 준비하던 이모씨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구청은 이씨가 빚과 실직에 따른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비극적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육원 졸업 뒤 2년 만에 스스로 삶을 포기한 것이다. 숨진 이씨를 관리한 부산시 보호아동자립센터 한 관계자는 “이씨처럼 성인이 된 청년들이 연락을 거부하면 ‘연 1회 연락 의무’ 규정을 지키는 것 말고는 강제로 접근할 권한이 없다”고 털어놨다.
수도권 한 보육원에 붙어 있는 상장들. 이곳 직원 정모씨는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잘하고 상장도 이렇게 많이 받아온다”며 “시설 출신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수민 기자보호대상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된다. ‘자립준비청년’으로 이름도 바뀐다. 이때 500만~1500만원의 자립정착금과 자산형성 지원통장을 갖게 된다. 보호 종료 후 5년간 월 40만원의 자립수당도 받는다.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온전한 자립을 준비하라는 취지다. 보건복지부 소속 아동권리보장원은 ‘바람개비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자립준비청년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경험을 나누게 한다. 허진이씨가 도움을 받았던 모임도 바람개비 서포터즈였다. 홀트아동복지회 등 민간단체에서도 자립청년과 성인을 연결하는 멘토-멘티 활동을 한다. 하지만 민관의 모든 활동을 합쳐도 연간 2000~3000명씩 보육원을 나서는 자립청년을 모두 도와주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하루하루가 지옥' 3000명 호소…이 아파트 석달째 입주대란, 왜 | 중앙일보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전세자금대출도 못 받습니다.\r아파트 서산 푸르지오
Read more »
'어후 숨이 안쉬어져요' 운전자 패닉 빠트린 '이 도로' 어디 | 중앙일보약 40m 높이의 급회전 구간으로 '바다 위 롤러코스터'라고도 불립니다.\r부산 운전 부산항대교
Read more »
'EU 짜증내고, 미국 화내고, 러시아는 분노하는' 이 나라 | 중앙일보이토록 사랑받는 이 나라, 최근엔 '샌드백’ 신세가 됐습니다.\r나라 중립국 무기
Read more »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 '윤 대통령 이 만화 보다니…깜짝 놀랐다' | 중앙일보윤 대통령은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독한 미식가'를 챙겨본다고 말했습니다.\r고독한미식가 윤석열
Read more »
김건희 여사 선물받은 이 옷…스티브 잡스 '터틀넥' 디자이너 | 중앙일보김 여사와 안도 다다오가 도쿄의 한 식당에서 만났습니다.\r김건희 안도다다오 이세이미야케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