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려고 시작한 ‘어린이 전기’ 작가 시절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같았던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사 시절 이야기도 함께 들었다.
전남 구례군 간전면 백운산 자락에 든 정지아 집에 이르렀을 때 ‘치타’ 소리가 들렸다. 정지아와 함께 사는 개 치타가 두세 번 짖자 정지아가 마당으로 나왔다. 마루 부엌을 겸해 쓰는, 지리산이 내다보이는 작업실 탁자에 앉자 말했다. “지겨워요. 계속 얘기를 해서요. 속으로 ‘유튜브 강의나 인터뷰 영상을 틀면 되지’ 해요”라며 웃었다. 같은 주제를 두고 이어지는 강연 일정을 두고 한 농담 반이다.
정지아 집 앞쪽은 지리산, 뒤쪽은 백운산이다. 그 사이 섬진강이 흐른다. 지난 10일 이곳을 찾았을 때 뒷산엔 매화가 피었다. 정지아 단편 ‘검은 방’ 중 지리산을 묘사한 구절이 떠올랐다. “눈이 퍼부을수록 세상은 적막했다. 덮고 있는 눈도 무겁고 적막도 무거운데 마음은 자꾸만 눈송이처럼 가볍게 하늘로 날아올라 이 세상이 아닌 우주의 어떤 곳, 삶도 죽음도 뛰어넘은, 어쩌면 삶과 죽음이 시작된 어떤 곳에 닿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생의 비의 같은 것의 정수에라도 닿은 듯한 느낌이었다.” ‘애틀랜타 힙스터’는 섬진강 변 벚꽃 축제일 밤의 묘사로 마무리한다. “꽃잎은 여전히 허공을 맴돌다 땅으로 내려앉는다. 연분홍 꽃잎 위로 내려앉은 달빛이 곧 스러질 그것들을 다정히 어루만진다. 숨 막히도록 황홀한 봄밤이다.”“고등학교 때까지는 시로 상도 받고 그랬는데, 대학교 들어가서 첫 시간에 동기가 쓴 거 보고 다시는 시를 안 쓰기로 했어요.
“그 중 딱 좋았던 거는 권정생과 노구치 히데요 두 사람이에요. 히데요가 좋았던 건 틀에 박힌 천재가 아니에요. 자기 한계도 매우 많은데, 그 한계를 유감없이 드러냈어요. 너무 가난하게 커서 돈 개념이 없어요. 후원자를 등쳐먹기도 해요. 그런데 연구는 정말 열심히 하는 성실한 학자였어요. 이 사람 약점이 매력적이라, 그걸 쓰게 해달라는 조건을 걸었어요. 그 외에는 다 돈 벌려고, 별짓 다 했죠.”“거지로 살아본 사람이잖아요. 폐병에 걸려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정말 운 좋게 살아남았어요. 동생이 결혼하는데 폐병쟁이가 집에 있으면 안 들어오려고 할 테니 아버지가 집을 나가라고 해요. 집 나가서 죽으라는 얘기죠. 폐가 되면 안 되겠구나, 동생이 대를 이어야 하니까 하고 집을 나와서 정말 거지로 살거든요.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 서본 사람이죠. 그러면 이 더러운 세상, 하고 탓하는 게 정상인데 이 사람은 그 누구도 무엇도 원망하지 않아요. 자기에게 주어진 그 처절한 상황을 그냥 받아들여요.
- 세계일보 연재 칼럼 보니, 가 잘 팔려서 파리에 사는 후배 한국행 비행기표 사주고, 그 후배가 20만 부 돌파하면 터뜨리라고 샴페인을 선물을 사 왔다고 쓰셨는데요. 지금 얼마 정도 팔렸습니까.“팔린다고 잘 쓴 소설이 아니고 안 팔린다고 못 쓴 소설이 아니죠. 나도 그랬지만 안 팔리는 소설 중에 좋은 것들이 많아요. 독자들이 혜안을 가지고 그런 책을 알아봐준다면 작가들이 참 행복할 거 같아요.”- 독자 댓글을 읽고 2년 동안 고민했다고 하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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