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서 싫었다. 장맛비가 폭우로 내리고 태풍까지 할퀴고 간 열사의 여름이었다. 이제 가을이다.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도 엊그제 지났다. 가을은 황홀하고 찬란하지만 들뜨지 않고 차분한 사색이 있어 나는 가을이 좋다. 우리 아파트의 길 건너 공원도 가을이면 다른 계절과 다른 모습으로 나를 만난다. 여기저기 단풍의 모습이 화려하고 찬란하지만 이내 바람에 날리는 ..
뜨거워서 싫었다. 장맛비가 폭우로 내리고 태풍까지 할퀴고 간 열사의 여름이었다. 이제 가을이다.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도 엊그제 지났다. 가을은 황홀하고 찬란하지만 들뜨지 않고 차분한 사색이 있어 나는 가을이 좋다. 우리 아파트의 길 건너 공원도 가을이면 다른 계절과 다른 모습으로 나를 만난다.
지난해 가을이었다. 어린 시절에 보았던, 흰 구름 흘러가는 파란 하늘을 나뭇잎 사이로 오랜만에 보았다. 하도 예뻐서 눈을 돌리지 못했다. 그런데 낙엽 하나가 내 벤치 빈자리에 조용히 내려와 앉았다. 어느 날의 추억 같아서 버려둘 수가 없어 주머니에 가지고 왔다. 추억은 그렇게 아쉽고 늘 후회였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그래서 가을은 쓸쓸하다. 시도, 소설도, 영화도, 뽕짝도 그놈의 이별은 왜 그렇게 가을에 떠나는지. 낙엽 지고 바람 불고 궂은비 내리는 날 떠나야 할 사람인지. 오래전의 일이다. 불교철학 교수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다."나는 가보지 않아서 사후에 극락이 있는지 지옥이 있는지를 모른다. 하지만 부처의 말씀을 따르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극락이고 아니면 지옥이 되기도 한다." 나는 천당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부처님과 예수님, 예수님과 부처님의 말씀에는 사랑과 자비가 있고 욕심은 없었다. 가을의 공원에는 이런저런 단상들이 낙엽처럼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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