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교보문고 주최 제1회 만추문예 공모
작년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의 저자 이순자 작가의 데뷔 나이는 69세였습니다. 지금도 회자되는 그의 산문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애환과 결핍과 고통을 관통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만년의 숙성된 명문이었습니다.만 40세 미등단 작가면 어떤 주제라도 무관합니다. 삶에 관한 사실주의적 사유가 묻어나는, 신산한 세상에 울림을 주는 글을 환영합니다.임권택 감독님 영화 ‘취화선’ ‘춘향뎐’ ‘천년학’ 등 포스터 서체를 직접 쓴, 서예 거목 하석 박원규 옹이 ‘만추문예’ 글씨를 보내주셨습니다.부문 시·소설 각 1인비고 필명 투고시 본명 기입 필수꿈꾸지 않을 때 정신은 노쇠해”“한글민체 중 규간 서체는 결구가 자유로우면서 짜임이 대단한 글자입니다. ‘만추문예’ 응모작의 정신도 이렇게 자유로워야 합니다.
지난 17일 서울 압구정동 화실 ‘석곡실’에서 만난 박옹은 “조선왕조 글자는 궁체와 민체인데, 궁체는 궁녀들이 서책을 베끼면서 생긴 정형화된 글씨이고, 한글민체 중 규간 서체는 여성들이 서로 주고받은 편지에 썼던 글씨입니다. 이 글자를 제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만추문예 정신도 이처럼 단단하면서 동시에 자유로워야 합니다”고 강조했습니다.박옹의 연세는 올해 76세. 그러나 그는 지금도 꿈을 꿉니다. 박옹은 현재 서예와 아랍어를 연결하는 작업에 골몰 중입니다. 석곡실 백묵 칠판에는 코란 3장의 한 문구인 ‘믿음을 가진 자들이여, 인내하고 인고하고 단결하라’가 아랍어로 적혀 있습니다. K서예로 아랍과 만나겠다는 포부입니다. 박옹의 궁극적인 꿈인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전시’를 향한 초석입니다.
주제는 자유입니다만 삶이 보이는 글을 우대합니다. 자영업자 치킨게임, 노년 취업과 투병, 은퇴 이후의 삶 등 생활의 경험이 단어와 문장마다 묻어나는 글을 선호합니다. 만 40세 이상, 정확히는 1983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만 응모 가능합니다. 1984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는 올해 응모 불가능하며,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