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현장을가다] ⑬차 아닌 사람위한 길 내니 상가 '북적'
카페와 음식점 연평균 119개 창업…대형 숙박시설도 5개 들어서
전주시가 그즈음 시작한 '전통문화 중심 도시재생사업'은 전라감영을 축으로 해,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려는 시도였다. 한옥마을 관광객의 동선을 확대해 도시를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했다. 사업의 핵심은 길이었다. 누구나 편하게 걸으며 전라도 천년의 중심인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보행자 중심의 거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보행로 확대는 영국을 비롯한 도시재생 선진국들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이기도 하다.복원된 전라감영 앞 도로인 전라감영로 500m 구간이 첫 대상이었다. 애초 인도 자체가 없었던 왕복 3∼4차로의 도로였다. 전주시는 도로를 왕복 2∼3차로로 줄이고 대신에 보행자를 위해 차도 양방향에 인도를 만들었다. 인도들의 폭도 2m가량으로 넓게 잡고 삭막했던 거리 곳곳에는 나무들을 넉넉히 심었다. 밤에도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야간 조명을 확대하고 지저분한 전신주와 전선을 제거하는 지중화 작업을 통해 조망권을 확보했다.
이곳에서 수십 년 동안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는 최희숙씨도"그전에는 밤이 되면 사람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면서"관광객들이 길이 예쁘다며 좋아하고, 실제 유동 인구가 많이 늘었다"고 거들었다.객리단길은 전주의 대표적 원도심 골목길로, 낡은 집들이 빼곡히 들어찬 주택지역이다. 상권도 보잘것없었고 그래서 임대료도 매우 낮았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자본이 없는 젊은이들이 찾아들어 와 허름한 주택을 카페와 음식점으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젊은 감성을 살린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골목골목에 활기가 돌았다.그 가능성에 주목한 전주시는 차도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핵심은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모든 도로를 보행자가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인도처럼 만드는 것이었다. 전주시는 양방향 차선을 일방통행으로 바꿔 보행 공간을 확대하고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했다. 주말이면 아예 도로를 통째로 막고 각종 축제를 열기도 한다.
카페를 열고 있는 고운빛씨는"사람을 위한 길로 바뀌면서 운전자들은 일부 불편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걷기 좋고 운치도 있다는 손님들이 더 많다"며"골목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전주시가 최근 주목하는 길은 고물자골목이다. 고물자골목은 조선시대 은방골목이 형성됐던 옛길로, 해방 이후 구호물자가 거래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주시는 270m 길이의 골목 환경을 정비하고 전통공예와 관련된 소규모 갤러리, 공방을 하나둘 입주시키고 있다. 청년 공유공간인 '둥근숲'도 건립했다. 둥근숲은 공유 주방과 다목적홀, 공방 공동작업장을 갖춘 청년들의 거점 공간이다. 둥근숲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모여들고 있는 만큼 고물자골목은 머지않아 청년들의 새로운 아지트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걷고 싶은 거리'는 이 밖에도 인근의 동문길, 충경로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총길이만 4∼5㎞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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