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화는 내 동생' 뜻밖의 진실게임…그리고 40년 만의 만남 SBS뉴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다시 일본 삿포로. 모두가 김영희와 한필화, 두 선수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어. 심지어 숙소도 같은 곳, 같은 층이었고, 연습도 같은 빙상장에서 했어.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에 두고도, 두 사람은 못 만났어. 인사는커녕, 눈길조차 나누지 못했어. 북한 관계자들이 항상 둘러싸고 있었거든.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도 없었어."한필화는 내 동생, 이번엔 새로운 오빠 나타나"서울에서 전파상을 하는 필성 씨의 고향은 평안남도 진남포야. 6남매 중 장남이었던 필성 씨한테도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짜가 있어. 1950년 12월 5일 새벽, 그날 멀리 평양 쪽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어. 연합군이 중공군에 밀려 평양까지 내려온 거야. 필성 씨의 어머니는 미숫가루 한 포대를 쥐어 주면서"필성아 도망가라, 넌 장남이니까 꼭 살아야 한다"고 도망 보냈어. 그렇게 필성 씨는 가족을 두고 남쪽으로 가는 피란선을 탔어.
두 번째, 두 사람이 기억하는 한필화 선수의 나이를 보면, 계화 씨는 현재 동생의 나이가 27살이라 했어. 필성 씨는 31살이라 했고. 4살이나 차이나. 그럼 한필화 선수의 실제 나이는? 대회 참가서류에 27살이라고 적혀 있었어. 계화 씨의 주장이 맞지. 근데, 필성 씨의 생각은 달랐어. 한필화 선수는 1년 전에 참가 나이 제한이 있는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했었어. 그래서 대회 출전 자격을 얻으려고 일부러 나이를 줄였을 거라는 거야. 일본 신문사가 주선해서, 필성 씨는 한필화 선수와 전화통화를 하게 됐어. 무려 헤어진 지 21년 만이었어. 신문에서 작은 사진 하나 보는 거랑, 실제로 전화 통화를 한다는 건 차원이 달라. 필성 씨가 고향을 떠나던 그때 동생 필화는 8살이었어. 동네를 누비며 비둘기를 쫓아다니고, 주인 몰래 사과를 따먹기도 하는, 소문난 개구쟁이였대. 오빠를 무척이나 따랐던 막내 필화와 21년 만의 통화.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20년 동안 오빠가 죽은 줄 알았는데, 오빠가 살았다니까 저는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오빠, 얼마나 고생 많았어요. 오빠 내가 사진을 보니까 오빠가 고생을 해서 많이 늙으셨더군요. 내 말 좀 들으라우. 죽은 줄 알았던 오빠가 살았다는 걸 알고 나서 나는 오빠가 올 줄 알았어요. 오빠, 어머니 아버지가 오빠를 꼭 보고 싶다고 나한테 얘기하라고 했어요."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두 사람은 목소리만 듣고도 단번에 서로가 남매인 걸 바로 알았대.
전화통화 할 땐 동생의 수의 얘기에 화를 냈지만, 주위 사람들이 '수의를 준비하면 장수하신다'고 말했어. 필성 씨는 어머니가 오래 건강하길 바라면서 수의를 준비한 거야. 그리고 동생도 오빠를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했어. 북쪽의 어머니와 통화를 주선한 거야."나는 잘 먹고 하나 굽은 거 없이 산다. 그저 난 너 하나 걸려서 그렇지. 허물고 통일이 되어서 그거 하나 지금 바라고 있는데. 꼭 돌아와야 한다. 난 그저 여기서 아무 걱정 없다. 내 걱정 하나도 하지 마라."떨어진 세월에 비해 일주일은 너무 짧아.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이별할 시간은 점점 다가와. 헤어지기 전날, 한필성-한필화 남매는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눴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어.일본, 치토세 공항. 이별 전 남매는 마지막으로 사진을 촬영했어. 남매는 애써 덤덤한 척 손을 흔들었고, 언제 만날 수 있을지 기약 없이, 이별했어. 필성 씨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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