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75년 12월 3일 두 번째 시추공의 1475m 화강암층에서 시추봉이 푹 꺼지듯 들어가더니 갑자기 시커먼 액체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했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반세기 전인 1976년 1월 15일자 한 일간지 1면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 은 연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영일만 부근에서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된 것이 사실입니다. 기술진이 3개 공을 시추한 결과 그중 한 군데에서 석유와 가스가 발견됐습니다. 경제성이 있을 만큼 매장량이 있을지는 더 조사해봐야 합니다. 4~5개월이 지나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기름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하니까 당시 언론이 흥분해 대서특필했고 국민은 환호했다. 사정은 이랬다. 1975년 5월 31일부터 정부 주도로 비밀리에 경상북도 포항에서 세 곳의 시추가 시작됐다. 첫 번째 시추공은 1150m 파고 들어가니 단단한 화강암이 가로막았다. 석유는 퇴적암층에서 발견된다. 두 번째 시추공도 1400m쯤 파보니 역시 화강암이 나타났다. 상황은 비관적이었다.
대통령 회견, 포항 영일만, 석유, 추가 조사 등…. 이번 윤 대통령의 브리핑에 반세기 전의 박 대통령 회견이 겹쳐 보이는 건 비슷한 점이 많아서다. 여론의 반응은 그때와 확연히 다르다. 박 대통령 회견 때는 열광적이었다. 주요 신문 기사에는 시민이 TV로 회견을 보며 두 손 들고 환호하는 사진이 담겨 있다. 길거리에선 시민이 얼싸안고 만세를 외쳤다는 내용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대한민국은 변방의 가난한 나라였다. 73년 발생한 제1차 오일쇼크로 석유 값은 1년 새 4배 이상 뛰었고 주요 선진국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던 때였다. 가난과 고물가로 고통받던 한국인에게 ‘산유국의 꿈’은 한 줄기 빛이었다. 결국 기대가 컸으니 실망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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