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조언을 하려면 학생의 글을 읽으며 그 글의 청중을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하고, 논지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구성을 판별해야 하고, 문체를 잘 감각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정도 이상으로 좋은 학점을 주는 일은 학생들에게 아부하는 짓이다. 실력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본인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피평가자에게 아부하지 말아야 하고, 미움받을 용기가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강심장이어야 한다.
5월에는 어린이날도 있고 어버이날도 있지만 스승의 날이라는 다소 어색한 날도 있다. 직업적 ‘꼰대’의 일원으로서 5월을 맞아 ‘꼰대’에 대해서 생각한다. ‘꼰대’란 무엇인가?동아일보 1961년 2월 10일 자 기사가 ‘꼰대’를 ‘영감 걸인’이란 뜻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오늘날 용례와 거리가 있다. 그 후 신문 지상에서 꼰대라는 말이 나오지 않다가 경향신문 1970년 11월 13일 자 기사가 선생의 멸칭으로서 꼰대라는 말을 소개하고 있다. 멸칭으로서 선생이라는 뜻은 오늘날 꼰대 용례에도 들어 있으니, 적어도 반세기 동안 꼰대는 그 기본적인 뜻을 꾸준히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1974년 대학교수 소광희는 ‘어떤 시점에 설 것인가’라는 칼럼을 경향신문 5월 16일 자에 기고했다. 거기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대학생은 성인이기 때문에 자기 문제는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기도 하려니와 학생들 자신 마저도 이제는 선생의 인격적 간섭을 거부하는 것이다.
꼰대가 되는 지름길은 무엇인가? 학생이 무슨 말을 하든 “또 개소리를 하는군. 자네는 말을 하는 건가, 짖어대는 건가”라고 폭언을 해대는 것이다. 학생이 무슨 글을 쓰든 “또 쓰레기 글을 썼군.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종이에 아니 노트북 키보드에 죄를 짓는 일이야.” “머리통은 야구모자 거치대가 아닐세. 생각이란 걸 좀 하게.” 실로 과거 이 사회에 이런 꼰대는 넘쳐났으며, 지금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참꼰대는 드물다. 저렇게 말 펀치를 날린다고 참꼰대가 되지는 않는다. 참꼰대의 길은 사뭇 다르다. 그러면 참꼰대는 기성세대에게 아부하는가? 그렇지 않다. 기성세대의 비위도 맞추지 않는다. 기성세대에게 아부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철없는 젊은이들이 타락하고 있소. 지혜와 경륜을 갖춘 우리가 나서야 하오!”라고 외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지난 세월을 헛산 것 같지도 않고 지금도 사회적 쓸모를 인정받는 것 같아서 기성세대 기분이 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참꼰대는 이런 길도 가지 않는다. 참꼰대는 세대를 막론하고 자신과 타인을 모두 냉정하게 평가할 뿐이다. “누구든 타락할 수 있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맛’이 갈 수 있다.” 참꼰대는 학생의 선택권 존중이란 명분으로,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중요한 결정을 학생에게 미루지 않는다. 그것은 교육의 타락이라고 생각하기에.미국에서 참꼰대를 만나 본 적이 있다. 그는 학문적으로 엄격한 사람이었으나 학생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았다. 이제 거의 전 세계적으로 퍼진 학점 인플레 현상 앞에서 그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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