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관세 10%’가 노리는 것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부활이며, 수입차 관세로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생산 확대가 불가피해질 경우 국내 공장 폐쇄에 따른 산업 공동화와 대량 실업 발생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문제로 등장하게 될 거라는
4일 캘리포니아 윌밍턴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항구의 자동차 터미널에 주차된 신차들의 항공 뷰. 로스앤젤레스 항구와 인근 롱비치 항구는 미국에서 가장 바쁜 컨테이너 항구 단지로 알려져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관세 10%’가 노리는 것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부활이며, 수입차 관세로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생산 확대가 불가피해질 경우 국내 공장 폐쇄에 따른 산업 공동화와 대량 실업 발생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문제로 등장하게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김명수 나이스신용평가 대표이사가 회사 누리집에 올린 ‘트럼프 시대 한국의 산업전략’ 칼럼에 따르면, 트럼프의 미국 내 자급자족 산업체제 구축과 관련해 “현실적 목표는 미국 자동차 브랜드의 유휴설비 200만대분의 재가동”이다. 미국은 연간 1700만대의 자동차 수요가 있는데, 그중에 자국내 생산은 1000만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주로 일본·독일·한국으로부터 수입한다. 자국 내 생산 1000만대 중에 지엠·포드·스텔란티스의 생산은 480만대에 그치고, 이들이 보유한 유휴설비만 200만대에 이른다는 것이다.
트럼프로서는 4년 임기 동안 중서부 지역 유권자들에게 ‘마가’를 체감하게 할 수 있는 정책은 ‘자동차 유휴설비 가동’이며, 그럴 경우 “한국·일본·독일 자동차산업에 비상등이 켜지게 된다”고 이 칼럼은 분석했다. 만일 수입 자동차에 10% 관세를 매겨 자국 브랜드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픽업트럭 판매로 연명해온 미국 자동차 업계가 링컨·캐딜락·뷰익·토러스를 앞세워 세단 시장에서도 일본·독일·한국 브랜드와 경쟁하게 될 거라는 설명이다.그는 2023년 우리나라 대미 무역흑자의 4분의 3이 자동차산업에서 창출돼 대중국 무역흑자 감소분을 상쇄했는데, “대미 자동차 수출이 꺾인다면 우리 경제의 모든 지표에 순식간에 경고등이 켜질 것”으로 우려했다.
김 대표는 “군함 제작 관련 조선업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한국 기업과의 조선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다만 김 대표는 “미국 군함산업에 참여할 좋은 기회이지만 문제는 우리의 생산능력이다. 우리 조선 빅3는 이미 2.5년 이상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풀가동 체제에 있어 군함 제작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빅3 조선사가 미국 군함 제작사업에 참여하려면 경쟁력 약화로 남해안에 버려지다시피 한 중형 조선소들을 인수·합병해, 이들 조선소 야드에서 미국이 원하는 군함 건조에 나선다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충격을 완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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