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의 새 책 (교양인) 제목은 2005년 낸 |페...
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의 새 책 제목은 2005년 낸 에서 따온 겁니다. 다시 도전하려는, 즉 맞서 싸우려는 대상은 ‘일부 여성주의자’ ‘여성주의 진영 일각’도 포함하죠. 정희진은 “이제는 남성 문화뿐만 아니라 동료, 여성주의자. 여성들과 내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합니다.성범죄가 범죄라고 알려야 하는 현실과 ‘피해자 중심주의’
범인의 성별이 압도적으로 남성이 다수라는 사실 외에는 성폭력도 다른 범죄처럼 사건마다 성격이 다르다. 진상 규명은 피해 여성의 말을 무조건 옹호한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평소 사회가 성폭력의 잠재적 피해자인 여성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존중해왔는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 개념의 논리는 몸/정신의 이분법과 초월적 개인의 개념을 전제하는 자유주의 철학에 기반한다. 여성도 남성처럼 몸이 아니라 정신의 담지자라고 보며, 여성도 남성처럼 개인의 위치로 승격해 달라고 요구한다.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 이론은 현실적으로 매우 유용하고 강력한 성폭력 반대 논리로 기능해 왔지만. 개인의 동의와 선택, 자유 담론에 기반하기에 성폭력이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성별 제도라는 사회 구조에서 발생하는 범죄라는 여성주의의 주장과 모순된다.성적 자기 결정권 문제는 복잡하죠. “성적 자기 결정권은 성폭력처럼 성적 자기 결정을 침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주장할 수 있지만 성매매, 다이어트, 외모 관리, 여아 낙태처럼 여성이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몸을 자원, 투자, ‘처벌’, ‘학대’의 대상으로 삼을 권리로도 주장할 수 있게 된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역시 마찬가지다. 성폭력이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이 아니라, 피해 여성이 속하거나 피해 여성을 소유한 남성에 대한 폭력으로 환원되는 것도 여성 몸을 남성의 영토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성폭력의 발생 원인이자 성폭력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 그리고 성폭력을 가시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이 문제가 남성과 남성 사이의 정치로 환원된다는 점에 있다. 이는 남성은 정치적 주체로 전제하고 여성은 남성 집단간 정치의 희생자로 전제하여, 남성과 남성의 갈등은 정치적 문제로, 남성과 여성의 갈등은 개인적인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피해 여성을 두고 남성들이 두고 벌이는 대결도 지적합니다. 정희진은 책 여러 곳에서 이른바 ‘진보 인사’의 성범죄를 다룹니다. 최근 넥슨 ‘메이플스토리’ 여성 캐릭터 엔젤릭버스터의 ‘집게손가락’ 모양을 두고 벌어진 논란은 기시감이 들죠. 2016년 넥슨은 여성주의 티셔츠를 산 직원을 해고했죠.
‘여성의 몸’을 두고 국가와 민족 문제도 비판합니다. 예를 들어 “강간범죄가 남녀 간의 성별 권력관계가 아니라 국가 간 민족 간 문제로 인식되면서 여성의 몸은 남성들 간의 전쟁터”가 됩니다.여성의 몸이 남성 집단 간의 전장이 되면 여성은 기존의 좌/우, 진보/보수라는 정치적 구분에 상관없이 양쪽 모두에게서 성폭력을 당하게 된다. 1948년부터 6년간 지속된 제주 4·3 사건에서 여성들은 우익 테러 조직인 서북청년단과 좌파인 ‘산사람’ 두 집단 모두에게 성폭력을 당했고, 1980년부터 12년간 이어진 페루 내전에서 여성들은 정부군과 ‘빛나는 길’이라는 이름의 페루 공산당 모두로부터 강간당하고 살해되었다. 여성의 몸이 공동체 ‘문화의 그릇’으로 간주되면. 종족의 단일성과 종족 지배와 종족 간 합병과 팽창은 모두 여성의 몸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된다. 영토뿐 아니라 남성이 상징하고 구현하는 문화를 식민지로 만드는 과정은 젠더적 행위로서 여성의 몸을 매개하여 진행된다.
정희진은 ‘여성성과 자원’ 문제에서도 이견을 드러냅니다. “여성성은 기존에는 차별과 억압의 ‘원인’이었지만, 지금 일부 여성에게는 자원으로 작동한다”고 말합니다. 남성의 자원은 “돈, 지식, 지위 등 사회적인 것”이고, 여성의 자원은 “외모와 성, 성 역할 행동이라고 설명합니다. “성형 수술을 한 여성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여성의 과거를 문제 삼으면 안 된다, 유산 경험을 들춰서는 안 된다.” 모두 맞는 말이다. 섹슈얼리티를 문제 삼는 것은 당연히 미소지니다. 그러나 성차별 사회의 작동 원리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여성에게 성은 억압이자 자원이다. 돈과 실력 있는 의사를 확보해야만 가능한 성형 시술이 피해인가. 공식 석상에서 기자를 ‘오빠’라고 부르는 ‘여성스러운 태도’도 비판해서는 안 되는가.
최근 최강욱의 ‘암컷’ 발언을 두고 ‘오늘의 문장’을 썼습니다. 책 문장을 주로 소개하는 꼭지입니다. 이 발언이 시몬 드 보부아르가 에서 비판한 글과도 이어진다는 취지의 기사인데, 최강욱 발언 옹호로 여기는 분들이 나와 제 글쓰기 문제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면, 정희진이 거듭 강조하는 건 ‘결정하는 권력’에 관한 문제입니다. “여성주의는 누가 남성이고 누가 여성인가를 정하는 권력의 소재를 밝히는 사회 정의에 관한 인식이지, 남성과 여성의 정체성 다툼에서 여성의 피해를 강조하는 사유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가부장제 사회도 “남성이 여성의 가치를 정하는 사회”죠.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은 자신의 이해에 따라 ‘보호해야 할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분리할 수 있는 권력을 갖고 있고, 이를 통해 여성을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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