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는 표현 못할 고통…뭐라도 쓰니 살아지더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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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커버스토리어느 ‘조작간첩 피해 어부’의 글쓰기1972년 모진 고문 당한 개야도 임봉택씨 아들 체포에 충격받고 목숨 끊은 아버지무덤서 울고 온 날 출소 13년 만에 글쓰기달달 외울 정도로 피해 사실 쓰고 또 쓰며 응어리 녹여 책 ‘거꾸로 매달아도…’ 펴내지금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읽고 쓰며 공부

무덤서 울고 온 날 출소 13년 만에 글쓰기지금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읽고 쓰며 공부 지난 1일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개야도에서 ‘1972년 납북귀환어부 조작간첩 사건’ 고문 피해자 임봉택씨가 자신의 집 안방 침대 위에 소반을 받치고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조기 철이 되면 개야도 어부들은 흑산도와 홍도, 가거도까지 내려가 조업을 한 뒤 북상하는 조기를 따라 연평도까지 올라가곤 했다. 북방한계선에 바짝 붙어 조기를 쫓다가 북한 경비정에 피랍되는 일들이 드물지 않게 발생했다. 친구 박춘환이 선원으로 일했던 영창호도 1968년 5월 연평도에서 조기를 잡다가 납북됐다. 북한에서 5개월간 억류됐다 돌아온 박춘환은 수산업법 위반 등으로 8개월을 복역했다. 출소 뒤 다시 뱃일을 하던 그를 1972년 1월 군산경찰서 형사들이 잡아갔다. 영장도 없이 끌고 가 매질과 전기고문을 했다. 공동묘지 구덩이에 던져넣고 살해 위협도 가했다. 박춘환은 결국 ‘납북 당시 북에 포섭됐고 귀환 뒤 북을 위해 국가기밀을 탐지했다’고 허위자백했다. 북한 간첩에게 받은 불온서적 두권을 임봉택과 다른 친구 유명록에게 줬다는 진술이 조작된 혐의에 추가됐다. 박춘환에게 받은 책을 내놓으라며 형사들이 두 사람을 고문했다.

“옷을 홀랑 벗기더니 물읍을 꿀어안처녹고 꿀어안즌 다리 사이에 세파이푸를 끼워 넉고 양손을 디로 제끼어서 발목에다 양손을 합처서 꽁꽁 묵어 놋터니 일메타도 넘을 정도의 파이푸를 형사 놈이 양 끗에서 밥기 시작했다. 정강이는 세면 바닥에 짓이겨서 피가….” 정삼근도 박춘환과 같은 배를 타고 납북됐다. 귀환 뒤 반공법 등 위반으로 징역 8개월을 살았다. ‘박춘환 사건’을 피해갔던 그는 납북 17년 뒤인 1985년 5월 보안대로 끌려갔다. 납북어부 반공교육으로 참여했던 산업시찰이 고정간첩의 기밀 탐지 활동으로 탈바꿈했다. 그해 11월 주요 일간지 1면에 그의 이름이 등장했다. “북괴의 지령에 따라 폭력 소요를 일으키거나 군사기밀을 수집해온 5개 간첩망”의 조직원으로 보안사가 그를 끼워 넣었다. 쿠데타와 학살 위에 세워진 전두환 정권은 꿈틀대는 민주화 요구를 짓누르는 데 조작간첩 사건들을 활용했다. 정삼근은 52일의 불법구금과 고문 뒤 7년 동안 옥에 갇혔다.

임봉택의 글쓰기는 정삼근이 잡혀간 1985년 시작됐다. 아버지 무덤을 벌초하다가 눈물을 왈칵 쏟은 날이었다. “이 억울한 일을 그냥 묻어버리믄 안 되겄다”는 생각에 “작정하고 쓴 것이 아니라 갑작스레 쓰고 말았”다. 그의 글들은 오탈자와 비문투성이였다. 작가의 문장처럼 구성과 전개가 매끄럽지도 않았다. 그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자신의 삶을 투박하고 꾸밈없이 썼다. “빠이뿌를 끼워녹코 비틀”어 지금도 “휘어저 있”는 “왠쪽 엄지손가락”으로 펜을 잡고 한 자 한 자 채워나갔다. 그 글들에서 인간에게 쓰는 행위란 무엇인지, 글쓰기가 어떻게 사람을 살게 하는지, 부서진 삶도 어떻게 반짝일 수 있는지가 투명하게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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