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분양 일정이 무더기로 연기되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는 조합원 재분양 신청, 관리처분 변경인가 등으로 연내 분양 계획이 무산됐고,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메이플자이’는 공사비 증액 문제가 불거져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시장 상황이 좋아진다는 전제 아래 분양 일정이 늦춰지면 분양가가 3.3㎡당 몇백만원 더 오를 수 있다'며 '수요자 입장에선 자금 부담이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의사 배모씨 부부의 올해 목표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 청약 당첨이다. 이미 지어진 강남권 신축 아파트는 워낙 고가라 시세보다 싼 분양 단지를 노렸다. 그런데 갈수록 조바심이 났다. 청약 소식이 들리지 않아서다. 배씨는 “눈여겨보던 청담·반포 분양 일정은 감감무소식인데 주변 집값은 오르고 있다”며 “이러다 내 집 마련 타이밍만 놓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당초 올해 강남권에서 분양 일정을 잡은 아파트는 9곳이었다. 일반분양 물량은 총 2322가구다. 하지만 지금까지 분양한 단지는 ‘0가구’다. 4개 단지는 내년으로 밀렸고, 나머지 5곳도 연내 분양될 지 미지수다.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청담삼익 재건축 ‘청담르엘’은 지난 6~7월 분양 예정이었지만 기약 없이 연기됐다. 조합원 분양 절차가 중단된 데다, 공석이 된 조합장을 다시 뽑아야 해서다.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는 조합원 재분양 신청, 관리처분 변경인가 등으로 연내 분양 계획이 무산됐고,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메이플자이’는 공사비 증액 문제가 불거져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이들 단지 조합 측은 “올해는 분양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강남·서초 아파트 일반분양가로 3.3㎡당 6000만~7000만원을 예상한다. 국내 재건축 단지 중 분양가가 가장 비쌌던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보다 최대 1000만원 이상 높다. 불어난 공사비가 반영된 전망치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시장 상황이 좋아진다는 전제 아래 분양 일정이 늦춰지면 분양가가 3.3㎡당 몇백만원 더 오를 수 있다”며 “수요자 입장에선 자금 부담이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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