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중반 사이 한국 미술계를 강타하면서 불꽃처럼 피어났던 실험미술 운동은 답답한 시대를 향한 청년 작가들의 절규와도 같았습니다. 50여년이 지나 당대 ‘돌아이’ 예술가들의 옛 난장 작업들이 한국 현대 미술판에서 새롭게 소환되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차린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의 전시장 들머리 모습이다. 고 정강자 작가의 입술 모양 조형물 가 놓였다. 1967년 처음 만든 뒤 망실됐다가 2001년 다시 제작했다. 노형석 기자 50여년 전 그들은 외치고 몸부림쳤다.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중반 사이 한국 미술계를 강타하면서 불꽃처럼 피어났던 실험미술 운동은 답답한 시대를 향한 청년 작가들의 절규와도 같았다. 서울과 지방 각지에서 오리진, 신전, 에이지, 에스티, 4집단, 혁, 에포크 등의 동인 단체를 꾸려 활동했던 그들은 기성 미술의 죽음을 주장했다. 한강다리 아래 강변에 구덩이를 파서 목만 내놓고 스스로를 파묻었고, 자신들의 몸을 감은 비닐천을 불태웠다. 신문지 주요 기사를 오려내어 활자들을 털어내기도 했다.
2010년 경기도미술관의 ‘한국의 개념미술-팔방미인’ 전과 2016년 부산비엔날레 프로젝트 전 ‘한국의 전위예술: 불온한 탈주’는 이런 흐름에 가속을 붙였고, 10여년간 메이저화랑인 갤러리현대도 이승택, 이건용, 이강소, 곽덕준 등의 주요 작가들을 개인전 등에서 잇따라 소개했다. 이렇게 점차 재조명 흐름이 뚜렷해지던 상황에서 2년 전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이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을 공동기획해 열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실험미술 다시 보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실험미술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열기가 고조되는 중이다. 1970년대부터 비물질적인 개념미술 작업을 지속해오면서 물밑 명성을 쌓은 성능경 작가가 마침내 작업을 결산하는 회고전·근작전과 퍼포먼스 등의 굵직한 성과들을 잇따라 쏟아내면서 가장 뜨거운 작가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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