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가 윤석열 정부의 '참사 지우기'에 맞서서 해야 할 것은 섣부른 '희생자 명단 공개'가 아니라, 개인의 죽음에 주목하고 개별적인 서사를 부여하는 작업을 유가족과 함께 혹은 동의를 얻어서 시작하는 일이다. ✔ 자세한 기사 보기 ▶
신생 온라인 매체 가 와 협업을 통해 지난 14일 오전 공개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에 놀란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유가족의 동의를 받지 않고, 즉 그들의 뜻을 전혀 존중하지 않은 채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는 점이 의아했다.
하지만 의 명단 공개에선 처음 사망자 숫자를 듣고 나서의 망연함, 그 이상 그 이하의 감정도 들지 않았다. 그저 아득했다. 한 명 한 명의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아마 얼굴 사진이 있더라도 비슷했을 것이다. 각각의 구체적인 서사, 삶을 통해 남긴 의미, 빛나고 찬란했던 순간들은 쉽게 상상되지 않았다. '명단 공개'에서 유가족의 동의가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가족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대체로 고인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며, 온갖 '희로애락'를 고인과 함께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름을 부르면서, 세상을 떠난 이의 세계를 잠시나마 되살리기 위해선 '누가' 부르냐가 정말 중요할 수밖에 없다.
10여 년 전 국립5.18민주묘지에 처음 갔을 때 묘비에 쓰여 있던 글귀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희생자의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적어놓은 몇 자 안 되는 말들이 가슴에 박혀서, 참배하는 내내 눈물을 펑펑 흘렸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고인을 사랑했던 사람들이, 또 유가족과 고인을 깊이 애도하는 호명은 분명 그 죽음을 큰 사건으로, 동시에 '부당한 죽음'에 맞설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오마이포토2022] 이태원 희생자 이름 부르며 기도한 추모미사[오마이포토] 이태원 희생자 이름 부르며 기도한 추모미사 이태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추모미사 이희훈 기자
Read more »
주호영 '민주당과 언론, 서로 동의하고 명단공개' 의혹제기주호영 '민주당과 언론, 서로 동의하고 명단공개' 의혹제기 주호영 이태원압사참사 이만희 국민의힘 성일종 곽우신 기자
Read more »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논란…비판 여론 속 법적 쟁점도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정윤주 기자='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