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족 여성이 받는 훈장, 첩이 받게 만든 친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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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의 히,스토리] 친일파의 재산 - 박의병

보관장이라는 훈장이 있다. 금관 문화훈장 및 은관 문화훈장에 이은 3등급 문화훈장이다.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부른 김정구가 대중가수로는 최초로 1980년에 이 훈장을 받은 일이 있다.

이 6명은 대한제국 황실인 이씨 집안의 며느리들이지만, 나머지 1명은 성이 다르다. 대한제국 황족이 아닌데도 일본 보관장을 받은 이 여성은 친일파 박의병의 부인인 유주경이다. 을사늑약 13개월 뒤에 발행된 1906년 12월 15일 자 에 실린 '두 부인 훈장 하사' 기사는 이렇게 보도했다. 유주경의 모습은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1915년 1월 1일 자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진에는 일본 옷을 입고 앉아 있는 두 여성과 한복을 입고 서 있는 두 여성이 나온다. 일본 복장 차림 중에서 왼쪽이 유주경, 오른쪽이 이옥경이다. 한복 차림 중에서 왼쪽은 이토 히로부미의 딸, 오른쪽은 이토의 부인이다.유주경은 박주경으로도 불린다. 이옥경도 원래는 홍씨였다. 부부가 같은 성을 쓰게 한 1899년 이후의 일본 법제가 유주경이 박씨 성으로 불린 배경으로 보인다.황족 여성이 받는 훈장이 보관장이었던 데서 느낄 수 있듯이, 이 훈장은 여성 자신이 뭔가를 했기 때문에 받는 것이기보다는 남편이 황족 신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받는 훈장이었다. 그런데 보관장 서훈자의 남편 중 박의병만 유일하게 황족이 아닌 일반인이다. 그런 일반인의 아내가 보관장을 받았다. 박의병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일이다.

부인 유주경이 보관장을 받은 1906년 11월은 전년도 연말에 을사늑약을 성사시킨 이완용의 정치적 지위가 한창 제고되던 시점이었다. 그런 시기에 이완용의 부인이 아닌 박의병의 부인이 황족에게나 주는 보관장을 받았다. 한국인들이 주목하지 않는 뭔가가 박의병에게 있었고 그것이 일본을 매료시켰으리라는 판단을 갖게 된다. 위원회가 결정을 내린 또 다른 근거는 1906년 10월 이전에 평양군용지조사위원, 경의철도조사위원, 진해만조사위원으로 부역한 경력이다. 일본이 그해 11월 그에게 욱일장을 수여한 것은 바로 이 이력 때문이다. 유주경이 보관장을 받은 것은 남편이 욱일장을 받을 만큼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므로, 유주경과 박의병이 일본의 신임을 받은 결정적 근거는 이 이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0.046헥타아르에 45원인 토지를 1원 남짓한 가격에 수용했다면 '후려치기'라는 말을 쓰기도 민망하다. 그냥 빼앗았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 곤장 100대를 제대로 맞으면 사실상 사형의 효과가 나타났다. 협력하지 않는 주민들을 50대씩 때렸으니 이들을 절반쯤 죽인 셈이다.일제는 한국 대중은 착취하면서도 한국 지주나 양반의 특권은 가급적 존중해주는 태도를 보였다. 지주나 양반이 대한제국 시절에 가졌던 특권을 그대로 보장한 것은 물론 아니지만, 이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려고 애썼다. 이들을 동조자로 만들어 일반 대중을 용이하게 착취하기 위해서였다.그때 박의병이 보여준 충성심은 황족 부인이 아닌 유주경이 보관장을 받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동시에, 일본의 신임을 받은 박의병이 재상급으로 승진하지 못한 배경도 함께 제시한다. 재상급이 되기에는 손에 묻힌 피가 너무 진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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