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박 이어 南연결 도로·철도 끊겠다는 北의 속셈 [사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 도로와 철길을 끊어버리고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 공사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올 들어 26번째 대남 쓰레기 풍선을 날려보내고, 핵 위협을 일삼아 온 도발의 연장선이다. 북한은 작년 말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뒤 올 들어 경의선·동해선 도로에 지뢰 매설과 철로 제거, 방어벽 설치 등 차..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 도로와 철길을 끊어버리고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 공사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올 들어 26번째 대남 쓰레기 풍선을 날려보내고, 핵 위협을 일삼아 온 도발의 연장선이다. 북한은 작년 말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뒤 올 들어 경의선·동해선 도로에 지뢰 매설과 철로 제거, 방어벽 설치 등 차단 조치를 해왔다. 그런 만큼 이번 발표는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라 우리를 자극해 대남 긴장을 확대하려는 또 다른 시도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한국을 의식하는 것조차 소름 끼친다""두 개 국가 선언 뒤부터 더더욱 그 나라를 의식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반대다. 쓰레기 투하와 핵 위협 발언, 국군의 날 행사에 대한 악담 등을 보면 의식하지 않기는커녕 시도 때도 없이 예민함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이 우리와 단절을 외치면서도 도발을 이어가는 것은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 총참모부는"한국 지역에서 침략전쟁 연습 책동이 전례를 초월하고 미국 핵전략 자산들이 출몰하며 '정권 종말'을 떠든다"고 했다. 우리에 대한 비난과 함께 한미 군사협력에 대한 두려움을 엿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일"북한 주권 침해 시도에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공격력 동원"을 언급했고, 닷새 뒤에도 '한계 모를 핵 대응 태세' 운운하며 대남 핵 위협을 가했다. 한 달 전에는 고농축 우라늄 제조시설을 공개하면서"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고 했다. 북한 내부뿐 아니라 한국을 의식한 과잉 행보로 읽힌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가까워진 러시아를 뒷배 삼아 도발과 망발 수위를 계속 높일 것이다. 다음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차기 미국 정부와 혹시 있을 협상에서 몸값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북한은 7∼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통일' 문구 삭제와 '두 국가 체제' 규정을 담은 개헌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북한도 향후 파장을 놓고 속내가 복잡하다는 방증이다. 우리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놓고 북한의 돌발행동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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