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시 묻힐 뻔한 여성 항일독립영웅 이춘 지음 l 산지니 l 2만3000원 “독립동맹은 임정과 협조…조선의 짠타크, 현대의 부랑(...
이춘 지음 l 산지니 l 2만3000원일제의 패망과 조선 독립 직후인 1945년 12월, ‘동아일보’는 여성 독립운동가 김명시를 조선의 잔다르크, 현대의 여걸에 비유한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김명시가 새로운 국가 건설 노선을 밝히면서 “조선 사람은 민족반역자와 친일파를 제외하고 다 통일전선에 한 뭉치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 내용이었다. 일제 강점기 동안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명멸했다. 1919년 3·1 운동이 무참히 진압된 뒤 상당수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목숨을 건 항일무장투쟁에 뛰어들었다. 역사에 굵은 획을 새긴 이들이 많지만, 대다수는 무명의 헌신이었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대명사로 유관순이 알려져 있지만, 일제와 언론이 훨씬 더 주목한 인물은 김명시였다.
김명시는 가난한 선비 집안의 5남매 중 3녀였다.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간 데 이어, 열두 살이던 1919년에는 생선 장수로 살림을 꾸리던 어머니마저 3·1 운동의 격랑에 희생됐다. 3·1 운동은 김명시에게 엄혹한 현실을 일깨운 학교였다. “야수처럼 총칼을 휘두르는 일본 경찰과 군대를 보았다. 나라 빼앗긴 민중의 피맺힌 한과 눈물을 보았다. 멸시당하고 천대받던 이웃들이 성난 파도가 되어 독립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김명시와 그 남매들은 곧장 항일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1933년 11월 17일 조선중앙일보. 조선공산당 재건 사건의 재판이 비공개로 열리며 김명시 등 7인이 분리 심리를 받는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피고들이 용수를 쓰고 포승줄에 묶인 채 출정하는 사진을 실었다.
그러나 마침 임신 중이던 김명시는 경찰 신문과정에서 혹독한 매질을 당해 유산하고 말았다. 김명시는 16개월 뒤에야 열린 재판에서 자신이 당한 고문보다 동지들이 모진 고문으로 숨진 사건을 폭로하며 법정 투쟁을 벌였다. 1933년 9월 ‘동아일보’는 김명시가 주소, 성명, 직업을 묻는 재판장에게 “주소는 신의주형무소, 호주는 조선공산당 김형선, 직업은 혁명운동”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명시는 스물다섯부터 서른둘까지 꼬박 7년, 청춘을 옥중에서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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