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은 각자... 시인 이상의 선각자적 계산법 커피히스토리 낙랑파라 제비다방 이상 더치페이 이길상 기자
몇 해 전 하멜의 고향인 네덜란드 호린험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암스테르담에서 남쪽으로 70㎞쯤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도시다. 하멜은 1630년 이곳에서 태어났고,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 취업하여 일본 나가사키로 가는 드 스페르베르호를 타고 항해하던 중 제주에 표류했다. 13년간 억류 생활을 하던 중 탈출하여 고향으로 돌아갔다.
더치 와이프는 네덜란드 사람들이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커피 농장을 설치하기 시작하던 18세기 초반 현지인 아내를 두는 일이 많았는데 이를 비난하는 용어로 영국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진짜가 아닌 가짜 아내를 의미하였고 이후에 네덜란드 사람들이 더운 인도네시아에서 냉방용으로 즐겨 사용하던 죽부인에 이런 이름이 붙기도 하였다. 1602년에 출범한 주식회사 형태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유대인들이 운영하여 크게 성장하였다. 아시아 향신료 무역에 이어 커피 무역을 독점하기에 이르렀다. 네덜란드의 성장에 불만이 가득했던 영국의 분노가 가져온 세 차례의 전쟁으로 네덜란드 세력은 위축되는 듯하였다.
이상은 1933년 여름 서울의 북쪽인 청진동에 자신의 아지트인 '제비다방'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만 나면 남촌 입구인 소공동에 있던 다방 '낙랑파라'를 찾았다. 지금의 서울시청 앞 프라자호텔이 있는 자리다. 청진동에서 다동 쪽으로 내려와 친구인 박태원이나 구본웅을 만나서 광통교 다리를 건넜다. 그러고는 남대문으로 향하는 길을 걷다 오른쪽으로 돌아서 낙랑파라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이것이 일과였다. 낙랑파라는 1930년대 다방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상이 박태원의 신문 연재를 위해 그린 삽화 그리고 잡지 1933년 10월 호에 실린 박옥화의 글에 낙랑파라의 모습이 남아 있다. 박옥화의 에 보면 낙랑파라 입구에는"남양에서 이식하여 온 듯이 녹취 흐르는 파초"가 놓여 있었고, 안에는"슈베르트, 데도릿지 등의 예술가 사진"과"좋은 데생"도 알맞게 걸려 있었다.
더치페이의 선각자 이상이 세운 제비다방은 2년 만인 1935년에 문을 닫았고, 잠시 잡지사에서 하던 일을 그만둔 이상은 1936년 여름 변동림과 결혼한 후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일본 도쿄로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그가 찾던 새로움은 거기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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