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청상면 교평리 귀농 9년차 강호봉씨의 정착기... "앞으로도 계속 청산 사람일 것"
충북 옥천군 청산면 교평리 강줄당기기 현장에서 만난 강호봉씨는 유독 티가 나는 경상도 사투리에도 불구하고, 꼭 그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 같았다. 과거 마을회관 인근에 있던 건물이라든지, 강줄당기기가 예전엔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 직접 겪은 일은 아니어도 토박이 못지않은 지식과 관심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사실은 올해로 9년차 귀농인이란다.
"나무를 키우는 것, 열매를 키우는 데 큰 노력과 공부가 필요해요. 복숭아나무는 가지가 누워야 과일이 굵어요. 가지가 낭창낭창해야 과일이 잘 맺히죠. 옆으로 뻗어야 햇빛도 골고루 받을 수 있기에 가지치기할 때 계산할 게 많아요. 저도 처음엔 어떤 가지를 남기고 잘라야 할지 엄청나게 고민했는데 지금은 딱 보면 알죠."마음을 평안하게 해준 농사 귀농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땐 말없이 늘어선 나무만 상대하자니 입이 근질근질했다. 고독함을 이기지 못해 길을 묻는 행인을 붙잡고 10분씩 얘기하기도 했을 정도로 농사에 딸려 온 침묵은 그를 당황스럽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요함에 익숙해져 이 평온이 기껍기만 하다.그가 귀농을 택하게 된 건 장인의 역할이 컸다. 그의 장인은 영동군 용산면 사람으로 농사만 2만 평 짓는 대농이다. 부부는 주말이면 농사일을 도왔는데, 그 모습을 보던 장인이"고생하지 말고 농사짓는 게 어떠냐"고 묻는 제안에 그는 바로 미끼를 물었다.
"2018년엔 농사가 원래 이런가 보다 했는데 다음 해는 전국적으로 대풍이었어요. 너무 일이 많아서 적과도 못하고, 복숭아 봉지도 다 못 씌우고 쫄딱 망했죠. 공급이 많으면 가격도 덩달아 내려가니 경제적으론 더 힘들었고요. 2020년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망하고. 당시 1년 농사해서 번 돈이 900만 원 정도 됐으려나? 먹고는 살아야 하니 막노동도 뛰고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었죠. 당시에 동네 형님 한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농사는 '어떻게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일 수 있을까?'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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