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에 진저리치는 유권자
파행, 갈등, 대립, 혼란. 우리 정치를 묘사할 때 절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표현들이다. 정치라는 게 권력을 놓고 다투는 경쟁이다 보니 격해지기도 하고 상대와 적대적으로 되기도 한다. 그러니 늘 싸움이고 정쟁으로 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가 그래도 권위를 인정받고 역할을 해온 건 결국엔 국민을 위해 타협하고, 과오를 반성하고 책임을 지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선은 유지한 거다. 하지만 이제는 이 선마저 무너졌다. 정권을 빼앗기고 큰 선거에 연거푸 졌어도 도무지 변할 줄을 모르는 정당이 있다. 문제가 불거졌는데 반성도 책임도 없다. 오히려 당 안에서 자기들끼리 계파 싸움을 하느라 바쁘다. 또 이 정당 소속의 전직 대통령은 여러 현안에 생각을 내놓긴 하는데 마치 남일처럼 말한다. 스스로 '무결점' 존재라고 생각하는 듯도 하다.
또 열성적 지지자와 반대자가 지배하는 정치다. 대통령 등 권력을 가진 정치인 개인에 대한 선호나 적대 강도가 높은 열성적 소수가 주도하고 있다. 이른바 팬덤정치 양상인데, 맹목적 지지와 일방적 혐오가 한 쌍을 이룬다. 이들 열성적 지지자는 당파성이 강해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의원들의 목소리를 억누르려고 한다. 이들이 큰 목소리를 내면서 정치를 지배하기 때문에 정당들 사이에 협력이 생길 여지가 적어졌다. 게다가 이런 팬덤에 영합하려는 정치인이 등장하고 일정 부분 득세하기도 한다. 경멸과 야유를 일삼는 정치인이 더 지지를 받는 상황이 돼버렸다.
우선 눈길을 잡는 것은 여야를 떠나 정치권 전체에 대한 평가와 인식이다. 조사 항목에 '평소 정치에 얼마나 관심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있다. 응답자의 41.2%가 ' 관심이 있다'고 답했고 58.8%는 ' 관심이 없다'고 응답했다. 한 해 전인 2021년엔 '관심이 있다'가 45.2%, '관심이 없다'가 54.8%였다. 정치 외면 현상은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점점 심화되고 있다. 특히 20대 연령층에선 정치 무관심 비율이 77%를 넘어섰다. 이번 조사에는 여당과 야당의 협력 정도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 22.2%만이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77.8%는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2021년 조사에선 이 같은 응답이 각각 31.2%, 68.8%였다. 특히 협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2021년 29.1%에서 2022년 42.0%로 급증했다. 협력을 통한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갈등과 정쟁이 국회에 가득하다는 인식이 더 확산된 거다.
이번 조사에서도 보수적이란 응답은 28.1%로 진보적이란 응답 23.3%보다 높다. 하지만 '흐름'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진보 정부 마지막해인 2021년과 보수 정부 첫해였던 2022년 조사를 비교하면 보수적이란 응답은 30.4%에서 28.1%로 오히려 줄었다. 진보적이란 응답은 22.8%에서 23.3%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최고점이던 2018년에 31.3%를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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