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 세계인들 찬사 끊이지 않아 양용진 김지순명인 제주향토음식 잔치문화 낭푼밥상 황의봉 기자
▲ 양용진 제주전통음식보전연구원장 제주 전통음식 연구가인 양용진은 슬로푸드 국제본부에서 사라져가는 세계 전통음식을 기록하는 ‘맛의 방주’ 프로그램에 제주의 전통음식인 골감주와 강술을 등재했고, 올해는 수애 둠비 오합주 오메기술을 등재 신청해놓고 있다. ⓒ 황의봉'맛집을 찾아서'. 제주 여행의 목적을 묻는 설문에 맛집이나 멋진 카페를 찾아가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보다는 먹을거리에 더욱 관심이 있다는 여행자들의 취향은 이제 대세가 된 것일까. 섬 구석구석까지 하루가 다르게 식당과 카페가 들어서고, 맛집과 먹을거리 정보가 넘쳐나는 게 최근 제주의 분위기다.
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어머니를 도와 전통음식을 함께 기록하기 시작했고요. 처음 전통음식을 찾아다닐 때 만났던 어르신들의 연세를 고려하면 현재 기준으로는 100년 전의 제주도 음식을 조사하고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런데 100년 전의 음식들은 그 이전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음식들에서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제주도의 전통음식을 고스란히 찾아볼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2000년에 천주교 복지재단에서 이탈리아 음식문화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뽑아 현지에 연수를 보내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황청이 초청하고 지원도 해주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서양의 향토음식이 이탈리아에서 비롯됐다고 하니까 한번 가보자 해서 곧바로 지원했지요. 한 달 동안 로마에 체류하면서 피자 파스타 리소토 3개월 과정을 압축해서 집중적으로 배웠습니다. 이때 주말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이탈리아 음식문화를 접해볼 수 있었는데, 토속적인 음식들이 정말 많더군요. 기교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좋은 식재료를 가지고 그냥 자연스럽게 만들더라고요.
도감이 돼지고기를 나눠줄 때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궤기 반'을 주게 됩니다. 즉 돼지고기 수육을 아주 얄팍하고 넓적하게 썰어서 고기 석 점, 메밀가루와 선지를 버무려 속을 채운 제주식 순대인 수애 한 점, 제주 재래종 좀콩으로 만든 마른 두부인 둠비 한 점이 담긴 1인분의 음식이 바로 궤기 반입니다. "잔치음식처럼 낭푼밥상도 제주의 공동체문화를 잘 보여줍니다. 제주에선 평소에 밥상을 차릴 때 밥상 한가운데에 밥을 가득 담은 낭푼 그릇을 놓고 식구 수대로 국과 수저만 가져다 놓으면 한 끼 식사가 차려집니다. 한 그릇에 담은 밥을 같이 퍼먹으니 목숨을 함께 부지해 나간다는 짙은 유대감이 형성되는 밥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손님이 와도 국 한 사발에 수저 한 벌 가져다 놓고 권했고요. 척박한 환경이 주는 곤궁함 속에서 귀한 음식일수록 평등하게 나누어야 한다는 생활철학이 생겨난 것이지요.
"어머니가 찾아내고 기록한 제주 전통음식을 좀 정리해서 실제로 사람들에게 선보일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주 향토음식을 표방한 식당들은 많지만 진짜 전통 제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은 한 군데도 없었거든요. 애월읍 유수암리에서 시작했는데 옛날 토종 식재료를 구하는 것부터가 힘들었습니다. 소량으로나 나오지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게 아니어서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었어요. 양용진 원장이 오너 셰프를 맡은 낭푼밥상은 2021년 3월 영국에 본부를 둔 '더 월드 베스트50 레스토랑'이라는 단체가 음식평론가 요리사 기자들에 의뢰해 선정한 아시아 전통음식점 77곳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서울의 식당 3곳과 제주 낭푼밥상 등 4곳만이 뽑혔으니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하겠다."향토음식 혹은 토속음식이라고 하면 전통적으로 그 지역에서 먹어왔던 음식들을 말했는데, 요즘은 향토성을 가진 그 지역의 음식이라는 의미로 좀 바뀌었어요. 예를 들면 갈치조림이나 고등어조림이 대표적인 제주의 향토음식처럼 돼 있지만 실제로는 과거 제주도에서 그렇게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해서 만든 생선조림을 먹어본 적은 없어요. 반면에 전통음식은 말 그대로 예전에 먹던 방식으로 만든 음식을 말하고요. 로컬 푸드는 그 지역의 식재료를 이용한 모든 음식을 말합니다. 돈가스는 제주도 돼지로 만든 로컬 푸드이지만 향토음식이라고 하지는 않죠.
이 사람들이 제주도에서 정착해 살면서 본격적으로 상업활동을 한 시기가 19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입니다. 제주도의 관광산업이 활성화하기 시작한 게 80년대 초반으로, 그때부터 제주 음식의 수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죠. 관광음식점이 필요하게 된 겁니다. 이때 제주도 토박이들은 집에서 해 먹던 투박한 음식을 가지고 장사를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호남인들이 제주도 식재료에 전라도 양념으로 만들어 팔았던 음식이 지금의 제주 향토음식이 돼버린 거죠. 바닷가 갯바위들은 다공질의 현무암이어서 거품이 많고 클릭이 많아 표면적이 굉장히 넓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표면적이 넓다 보니 거기에 기생하는 플랑크톤 같은 기초 바다 식물들이 많이 붙어 있고, 그걸 먹이로 삼는 보말이라든가 조개류들이 많습니다. 게 종류도 매우 다양하고요."제주는 고려시대 100여 년에 걸쳐 원나라 즉, 몽골인의 지배를 받아야 했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제주의 전통음식에도 그 영향이나 잔재가 남아 있지 않을까 싶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10억원 돌파하고 다승왕…임진희의 100점짜리 피날레최종전서 시즌 4승째 이예원·박지영 따돌려 “노력 배신하지 않아 만점 줄 수 있는 한해” 김민별, 신인왕 수상
Read more »
10억원 돌파하고 다승왕 임진희의 화려한 피날레최종전서 시즌 4승째이예원·박지영 따돌려'노력은 배신하지 않아만점 줄 수 있는 한 해'김민별, 신인왕 수상
Read more »
수도권 근처 당일치기 어디로 놀러가지?모노레일부터 스카이워크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강화도 화개정원
Read more »
“병원이 출생증명서 위조”…중국서 1700만원에 매매 드러나 파문 ‘일파만파’중국에서 일부 병원이 인신매매나 불법 입양으로 악용될 수 있는 가짜 출생증명서를 팔았다는 의...
Read more »
서울 쓰레기 해결? “인천시 승인 사항…김포 땅 독단 사용 못 해”송병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제4매립장 독단적으로 쓸 수 있는 부분 없어”
Read more »
대법원장 후보자에 조희대...대법관 때 '박근혜 뇌물죄 불성립'국회 동의 가능성 우선 고려 "고소득할 수 있는 변호사 개업 안 해"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