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으로 가는 해상통로의 요새
1593년 3월 이순신은 조선수군의 연합군을 동원하여 웅포해전에서 일본함선을 격퇴하였다. 이때 경상우수사 원균과 전라우수사 이억기가 합세하였다. 그후 일본의 관백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명나라와의 강화협상을 계기로 일본군에게 남하를 명하였고, 이에 조선군은 일본군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시작하였는데, 명나라 장수들은 계속 체류한 채 소극적인 대응을 하였다.
6월 거제의 오양역 앞, 고성 역포를 거쳐 한산도 망하응포로 진영을 옮겼다. 망하응포는 통영시 한산면 염호리 관암포로 보인다. 그 후 견내량 해전이 발생했는데, 일본함선 10여 척이 견내량으로 가다가 조선수군에게 추격을 당한 후 유인책을 쓰려고 다시 나오지 않았다. 이 해전을 계기로 이순신은 견내량과 한산도 바다를 고수하기 위한 작전에 착수하였다. 그후 불을도 외양과 한산도 우측 해중에 있는 세포로 진을 옮겼다가 7월 15일 드디어 여수 본영에서 진영을 한산도 두을포로 옮겼다. 두을포는 한산도 서쪽 두억 항구에 있는 의항인데, 왜적들이 이 항구에 들어오면 궁지에 몰려 개미처럼 기어오른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호남은 국가의 울타리이니 호남이 없다면 국가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제 한산도에 진을 치어 바닷길을 막을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때 선조는 일본군이 거짓으로 철수하는 척하다가 다시 전쟁하려고 하여 작전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이순신에게 전라좌수사의 본직을 유직한 채 삼도수군통제사를 겸직하는 교서를 내렸다. 수군통제사제도가 창설되어 통영이 설치된 것은 바로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여기서의 통영이란, 통제사가 있는 진영으로 통제영의 의미다. 특히 이순신이 한산도를 해상전략기지로 선택한 이유를 보면, 한산도는 하나의 산이 바다 굽이를 포위하여 안에서는 배를 감출만하고 밖에서는 안을 들려다볼 수 없으며, 호남으로 가는 일본선이 통과하는 경로이기 때문이다. 명나라 장수 장홍유도 여기에 올라가 한참 바라보고"진정한 진처"라고 말하였다.
한편 2018년에 필자가 임진왜란 이후 17세기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산도민등장」을 발굴하여 일부내용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이는 그 당시 한산도 거주민들이 통제사에게 올린 청원문으로, 전란 이후 피폐한 생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부역과 강제징수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한 문서이다. 올린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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