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따른 장난감 쓰레기도 줄이고 돈을 관리하는 법도 배우는 경험 선물
아이를 키우면서 달력은 선물 시즌을 알려주는 도구가 되어버렸다. 서로 축하하고 기념해야 할 날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생일은 두 말할 것도 없고 입학, 어린이날, 추석, 설날, 핼러윈, 크리스마스에 이르기까지 챙겨야 할 이벤트가 무척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각 이벤트에는 맛있는 음식과 선물이 세트 메뉴처럼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해마다 반복된다.
폐기물 문제와 더불어 점점 높아지는 선물 비용도 부담스러웠다. 플라스틱 블록만 해도 그렇다. 다섯 살 이전까지는 국산 제품을 샀다. 글로벌 기업인 레고와 똑같이 동물원 테마를 다루고 피규어도 비슷하게 생겼지만 가격은 거의 반값이었다. 어차피 우리 부부는 육아 SNS도 하지 않으니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비싼 제품을 살 필요가 없었다. 결정적인 변화는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시작되었다. 어린이집과 달리 유치원은 학부모끼리도, 아이들끼리도 사회적 상호작용이 활발히 일어나는 곳이었다. 사회적 상호작용이란 아이들이 더 많은 장난감에 노출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새로운 아이템이 언급되었다. 가급적 좋은 말로 달래 거절했지만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아이 가방에는 일본 캐릭터 시리즈 키링이 주렁주렁 달렸다. 불빛이 들어오는 운동화를 찾기도 했다.
우리는 장난감을 하나하나 꺼내보았다. 스쳐가는 기억 속에 겨우 남아있던 장난감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뽑기에서 나온 태엽 자동차, 그림책 부록으로 첨부된 공작새, 공항 편의점에서 산 led 불빛 팽이. 우리는 시간 여행을 하듯 과거의 장난감들을 한참 분류하며 놀았다. 아마 날을 잡아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또다시 잊힌 채로 방치되어 있었을 과거의 유산이었다. 길고 긴 집중의 시간 끝에 종량제 봉투 두 개가 채워졌다. 두 아이의 얼굴에는 홀가분함과 아쉬움 그리고 뿌듯함이 복잡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미련이 남았을 텐데 용케 결심을 굳혔다. 나는 약속대로 레고를 사 주기로 했다. 다만 중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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