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 “만들어진 인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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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만들어진 인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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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불온한 ‘진짜 생각’과 신랄한 ‘진짜 문장’을 찾으려고 애썼다. 다시 정답에 맞춰 사는 인생으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았는데 그러려면 내 일상을 이루고 있던 훈련된 통념 속의 규율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렇게 한 달 반을 보냈고 그 결과 나는 첫 책을 갖게 됐다.”

1회 문학동네소설상 ‘새의 선물’ 소설가 은희경. 장편 로 1996년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으며 첫 책을 펴낼 수 있었다. 사진 문학동네 제공 소심하게 성실한 나는 집에서는 집에만 들어맞는 사람이 되고 만다. 소설가가 되려면 일단 일상과 단절된 공간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래서 오랫동안 장소를 옮겨 다니며 소설을 썼다. 작가 레지던스 시설에서부터 친구들이 빌려준 리조트, 외진 모텔, 낯선 나라의 단기임대 아파트까지. 가장 잊지 못할 장소는 역시 첫 책을 쓴 해발 1천m가 넘는 산꼭대기의 절이다. 내가 난생처음 혼자 여행을 떠난 것은 그보다 1년 전인 서른다섯 살 때였다. 10만원을 주고 노트북을 임대했지만 반드시 뭔가 쓰겠다는 목적이 있는 건 아니었다. 내가 왜 행복하지 않은지 집중적으로 ‘생각’이란 걸 해보고 싶었고 할 말이 생기면 쓰자는 마음이었다. 사흘 정도는 아무때나 자고 일어나고 먹고 걸었다.

어째서 이 책이 나를 ‘첫 책이 대표작인 작가’에 머물도록 만드는 것일까. 스마트폰과 와이파이의 시대가 아니어서 고립된 처지였지만 그때 나는 쓰는 자로서 단순화된 정체성에 만족했다. 깊은 산 속의 외딴 선방에 혼자 있었지만 귀신도 호랑이도 무섭지 않았다. 온종일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게 나로서는 커다란 호사였고 그런 기회가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인생으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 그리고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내 삶을 열두 살부터 재구성했던 창작자로서의 배짱이 글에 에너지가 흐르도록 만들어준 것일까. 여전히 집 떠나기를 반복하지만 이제 나는 동네 카페에 나가 글을 쓰기도 한다. 일상의 공간에서 단절되어야 작가로서의 불온함을 장착할 수 있는 건 첫 책을 쓸 때와 똑같다. ‘바라보는 나’인 작가와 ‘보여지는 나’인 생활인. 그 변환의 지속력이 짧아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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