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의 유일한 국보, 알고 보면 가슴이 아프다 수종사 용문사 정미의병 사나사 양평금동여래입상 성낙선 기자
서울에 오래 살다 보니, 수도권에 웬만한 곳은 거의 다 가 본 것 같다. 자동차를 타고 어디 가까운 곳에 잠깐 다녀올 곳이 없나 하고 찾아보면 마땅한 데가 없다. 여행지라고 알려진 곳은 거개가 다 한두 번은 다녀온 곳들이다. 더 이상 새로운 곳은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면 결국 가본 곳을 또 가거나, 아니면 '별점'이 낮은 곳을 그냥 속는 셈 치고 다녀오거나 하는 수밖에...
결국 유명산 밑에서 여행 계획을 다시 짤 수밖에 없었다. 기왕에 이렇게 된 거 수종사를 다녀온 걸 인연으로, 양평에 있는 절들을 몇 군데 돌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먼저 용문산 밑에 있는 절, '사나사'가 떠올랐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용문산 하면 뒤따라 생각나는 절, '용문사'가 추가됐다. 이렇게 해서 이날 예정에 없던 사찰 여행이 시작됐다.수종사는 남양주시 운길산 산 중턱에 있는 절이다. 해발 400여 미터, 꽤 높은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다. 운길산 높이가 606미터니까, 산 정상까지 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수종사를 찾는 사람들 중에 등산객들이 꽤 눈에 띈다. 산 정상까지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들렀다 가는 것이다.
수종사까지 올라가는 길이 꽤 까다롭다. 시멘트 길이 끝까지 올라가지만, 상당히 좁고 가파르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 수 있다. 교행이 어렵다. 절이 높은 위치에 있다 보니, 그 길을 굳이 차를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모험을 해볼 생각이 아니라면, 차는 산길로 접어들기 전에 마을 어딘가 공터에 세워두고 올라가는 게 속이 편하다. 물론 가파른 산길을 두 발로 걸어 오르는 게 힘들긴 하다.사나사는 양평 용문산 서쪽 산기슭에 위치한 절이다. 그렇게 잘 알려진 절이 아니다. 사나사라는 절 이름도 '사나사계곡'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계곡이 깊고 아름답다. 용문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맑고 풍부해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 좋다. 계곡을 찾는 사람에 비해 사나사를 찾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양평 사람들은 자신들이 참여했던 항일 운동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의병 활동뿐만 아니다. 절 근처에 '양평 3.1운동 항쟁사'와 함께 일제가 우리 국권을 침탈했던 시기 항일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명단이 빼곡히 적힌 입간판을 세웠다.안개가 자욱한 날 아침, 사나사가 깊은 침묵에 잠겨 있다. 사람 그림자를 볼 수 없다. 절 전체가 겨울 한철 동안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계곡을 흘러 내려가는 물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어디선가 깃발을 흔들며 함성을 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물가에 서서 한동안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참선에 들어간 승려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절을 떠난다.용문사는 두물머리와 함께 양평을 대표하는 여행지로 꼽힌다. 워낙 유명한 여행지라 용문사에 안 가본 사람이 드물 정도다. 용문사 은행나무를 모르는 사람은 더욱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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