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행방불명, 엄마는 재혼…할머니는 손녀를 입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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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의 행복을 찾아서

사업을 하던 아빠는 사채에 손을 댔고 결국 업자들에게 잡혀갔습니다. 다섯 살짜리 꼬마는 그 뒤로 아빠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생사 여부도 모릅니다. 엄마는 꼬마를 남겨두고 집을 떠났습니다. 홀로 남은 이 꼬마를 2014년 한국으로 데리고 온 건 그의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9년 동안 나홀로 손녀를 키웠고, 손녀도 곧잘 한국 생활에 적응했습니다. 그런 두 사람의 행복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2020년 친모가 2020년 재혼한 사실이 당국에 알려지면서였습니다. 재혼한 친모가 중국으로 가게 되면서 손녀는 체류 자격을 잃었고 강제 추방의 위기에 몰리게 된 겁니다. 할머니에게 남은 선택은 손녀를 입양하는 것뿐이었습니다.2014년부터 9년 동안 할머니와 손녀는 함께 살았습니다. 손녀는 한국 학교를 다녔고 우리 문화에 빠르게 적응해 평범한 한국 소녀로 자랐습니다. 사춘기 소녀에게 친모의 재혼으로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와 떨어져 중국으로 가라는 것, 가혹한 처사일 것입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손녀를 입양하기로 하고 서울가정법원에 입양을 청구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민법 제867조는 양자가 될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해 그 양육 상황, 입양 동기, 양부모의 양육능력 등을 고려해 입양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게끔 정하고 있습니다. 소녀의 '복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1심 재판부는 지난 9년 동안 소녀가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면, 친모가 재혼해 중국으로 떠나더라도 강제 추방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니 한국에 남는 것이 소녀의 이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그런 데다 입양을 허가할 경우 서류상으로 형성되는 가족관계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족관계와는 달라지니, 이 점 역시 소녀에게 이익은 아니라고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문은 남습니다. 2007년 한국에 귀화한 할머니 입장에서 손녀가 중국으로 강제 추방당한다면 어떻게 양육을 계속 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그렇다면 2심 재판부는 왜 판단을 바꿨을까요? 여전히 소녀에게 남은 가족은 할머니 한 사람 뿐인데 말입니다. 복리, 말 그대로 소녀의 행복과 이익에 대한 두 재판부의 시각은 정반대였습니다.소녀와 친부모는 이미 연락이 끊긴 상황. 할머니의 입양이 허가되지 않는다면 열네살 소녀는 혈혈단신으로 중국에서 살아야 합니다. 연락이 닿는 친·인척도 중국에 없습니다. 남은 문제는 단 하나, 법원이 입양을 허가함으로써 꼬여버리게 될 서류상 가족관계입니다. 입양을 허가함으로써 지저분해질 족보에 대한 2심 재판부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로마 시대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율법은 인간의 삶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변했습니다. 법리가 순리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자, 에픽테토스의 시대부터 2심 재판부의 결정이 나온 현재까지 2천년 넘게 인류가 증명해온 진리이기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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