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키스오브라이프 'Midas Touch', Y2K 시절의 댄스 팝 부활
최근 케이팝 업계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개성 넘치는 중소 기획사 소속 걸그룹들의 약진이다. 아쉽게 좌초하긴 했지만 빌보드 및 글로벌 차트를 석권했던 피프티피프티를 비롯해서 가사의 힘이 아직 살아 있음을 증명한 하이키가 지난해 음악팬들의 귀를 사로 잡았다. 지난 3일 싱글 를 발표한 키스오브라이프 역시 실력파 멤버들을 앞세워 조금씩 팬층을 넓혀가는 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새 싱글의 타이틀 곡 'Midas Kiss'는 지난해 내놓았던 힙합 기반 음반들과는 다른 결의 소리를 담으면서 또 한번의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세계 음악 시장을 장악했던 브리트니 스피어스 스타일의 틴 팝 사운드, 1980~1990년대 초반 뉴잭스윙에서 들을 법한 비트를 적절히 배합하며 타 그룹과의 차별화를 도모한다. 싱글 음반이다보니 R&B 발라드 'Nothing'과 함께 단 2곡만 수록된 단출한 구성으로 짜여 있지만 동명의 머릿곡 하나만으로도 이번 신작은 더할 나위 없는 강렬함과 무게감을 선사한다. Y2K 시대를 전후해 팝음악계 거물 프로듀서로 자리 잡았던 '맥스 마틴이 한국 팀을 담당했다면 이런 음악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발칙한 상상을 해볼만큼 'Midas Kiss'는 20여 년 전의 향기를 물씬 뿜어낸다.
이효리, 보아 등 2000년대 초반을 대표하는 댄스 팝의 영향력을 짙게 담아낸 앨범은 요즘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적절한 재해석을 더했다. 여기에 키스오브라이프는 복고 한 스푼을 더 첨가한다. 곡의 역동성을 담당한 드럼 비트에선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을 장식했던 '뉴 잭 스윙' 장르의 영향력을 감지할 수 있다.두번째 수록곡 'Nothing'은 키스오브라이프 멤버들의 안정적인 기량을 맘껏 뽐내는 세련된 R&B 트랙이다. 보컬, 랩 등 각자 멤버들에게 역할이 부여되어 있지만 이 곡에서만큼은 그러한 구분이 필요 없을 만큼 저마다의 실력을 거침 없이 발휘한다. 첫 곡의 강렬함을 살짝 중화시키면서 키스오브라이프만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할 만큼 수려한 멜로디로 대미를 멋지게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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