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국물에 그득한 건더기... 접시에 담긴 '현대 미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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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오감 레시피] 조개의 여왕이 식탁 앞으로, 장봉도 백합탕

푸른 바다가 밀려간 자리에 황금빛 회색 융단이 드넓게 펼쳐진다. 저만치 멀어진 바다 물결이 햇살 아래 일렁인다. 여름의 끄트머리, 가을의 시작점. 바닷바람 따라 영종도와 강화도 사이, 북도면 신도·시도·모도 삼형제섬과 사이 좋게 이웃한 장봉도를 찾았다. 섬은 인천에서 서쪽으로 21km, 강화도에서 남쪽으로 6.3km 떨어진 바다 위에 있다. 배 타고 단 40분이면 닿는다.

장봉도 갯벌은 수천 년 시간이 켜켜이 쌓인 생명의 보고다.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가 날고 동죽, 범게, 바지락 등 바다의 보석이 무수히 박혀 반짝인다. 크고 하얗게 빛나는 백합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이 조개는 껍데기에 새겨진 무늬가 마치 백합 같아 이처럼 고운 이름이 붙었다. 장봉도 사람들은 조개 중에 으뜸으로 여겨 상합이라고 부른다.백합은 수심 10~20m의 조간대 모래갯벌에 주로 산다. 조간대는 생물종이 가장 풍부하고 밀도가 높은 해양생태계다. 백합은 우리나라에서는 충청남도와 전라도 연안이 주 서식지로, 인천에서는 옹진군 장봉도와 주문도, 볼음도, 아차도에 자리 잡고 산다. 매립과 간척으로 새만금 갯벌이 지도에서 사라지면서 인천이 백합의 주요 산지가 됐다.

박재순 대표는 장봉도 옹암해변 앞에서 10년째 식당을 꾸리고 있다. 진주가 고향인 그는 남편과 영종도 을왕리를 거쳐 이 섬에 머물고 있다. 장봉도에는 갯일이 좋아 자주 오곤 했다. 언젠가 물때에 맞춰 놀러 왔다가 문득 '예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아예 눌러앉게 됐다. 산에서 나물 캐고 바닷가에선 소라 줍고 조개를 캐고 운이 좋으면 낙지도 잡는다.육지와 바다로 가로막힌 삶. 밀물처럼 밀려들던 사람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때면 외로운 마음도 든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이 지나갔나 싶었는데, 여름 휴가철에도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았다. 처음엔 애가 탔는데 이제 '찬 바람 불면 사람들이 찾아와 주겠지' 하며 마음을 달래고 있다.고른 한낮, 낯선 얼굴의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가게를 찾았다. 서울에서 장봉도까지 혼자 여행을 왔다고 했다. 거동이 힘겨워 보이는 손님을 위해 박씨가 살뜰히 조개껍데기를 까서 살을 발라 밥상 위에 올려준다.

유명 셰프가 만든 음식도, 예약해야 먹을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 메뉴도 아니다. 배고프면 언제든 마음마저 든든히 채워 주는 맛. 시민 셰프를 위한 인천 오감 레시피. 이번 요리는 장봉도 모래갯벌에서 캐낸 백합을 담뿍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 '백합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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