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오프 때마저 심박수 뚝, 뚝…그 뒤엔 덕심 충만 ‘김안산’ 있더라

“산이(안산)가 영향력이 있는 만큼, 이런 문제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소신대로 가는 걸 보면서, 우리도 이런 게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용기를 얻는 면이 있다” (광주여대 학생)

사회문제에 할 말은 하는 별 양궁 국가대표 안산이 22일 광주여대에서 열린 2022 세계양궁연맹 양궁 월드컵 여자단체 결승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활을 쥔 그는 흔들림이 없다. 지난 22일 광주여대에서 열린 2022 세계양궁연맹 양궁 월드컵 여자단체 결승 때도 그는 10점과 9점에만 화살을 꽂았다. 리커브 여자부 세계랭킹 1위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산 이야기다. 안산은 강점이 많은 선수다. 키가 173㎝로 크고, 활을 당기는 힘도 강하다. 류수정 양궁대표팀 감독은 “한국 여자 양궁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평할 정도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공통으로 꼽는 최대 강점은 놀랍도록 높은 집중력이다. 한국 여름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대회 3관왕에 오른 지난여름 도쿄올림픽 여자부 개인전 결승 때도 안산의 집중력은 빛났다. 첫 올림픽 무대가 떨릴 법도 한데, 안산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펼쳐진 피 말리는 슛오프 때 무섭도록 침착했다.

이들에게 안산은 공감을 나누는 친구이자 본받을 게 많은 선배다. 광주여대에서 만난 허연지씨는 “자기 할 일을 똑 부러지게 하고, 못 쏠 때도 ‘실패가 아니라 이룬 것’이라고 말하는 게 멋있었다”고 했다. 이날 경기장은 젊은 여성팬으로 가득 찼는데, ‘김연경 효과’로 인기를 끌어올렸던 여자배구를 떠올리게 했다. 팬들이 22일 광주여대에서 열린 세계양궁연맹 양궁 월드컵 여자단체 결승에서 안산을 응원하고 있다. 광주/이준희 기자 ‘가치’에 민감한 젊은 세대는 안산의 소신 발언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광주여대 특수교육과 학생이기도 한 안산은 지난달 14일 에스엔에스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50만원을 이체한 사진을 올린 뒤 “비장애인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 오기를”이라고 썼다. 이는 민감한 사회 문제와는 거리를 두던 다른 스포츠 선수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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