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사 전공 역사학자들은 |서울의 봄|을 어떻게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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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영화 의 흥행과 함께 나타난 대표적 현상은 과거사에 대한 관심이...

‘1980년대’를 전공한 1980년대 출생 역사학자들이 지난 12월 13일 경향신문사에서 영화 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민기, 김세림, 권혁은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서성일 선임기자

영화 은 이처럼 제한된 정보 안에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그날의 상황이 촘촘하게 펼쳐진다. 특히, 반란이 진행되는 과정을 시간 순서로 보여주며 마치 실제 현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대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허구인지 관객들로선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권혁은 “역사 영화라기보단 오히려 전투 영화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후 맥락을 생략하고 주인공들이 곧바로 선과 악의 구도로 맞붙는 상황 때문에 그랬다. 특히 시간을 알려주니까 마치 실시간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잘 만든 영화다.”문 “사실 12·12 군사반란 자체는 학계가 주목하는 연구대상은 아니다. 기록도 재판 과정에서 나온 증언이나 인물들의 회고록 정도만 남아 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이 사건을 재구성하는 데 도움을 받았겠구나 싶은 자료가 있었다. 2018년 경향신문이 입수해 공개한 라는 책자였다. 이 책은 전두환의 지시로 1982년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5공화국 출범 이전까지의 정치적 상황을 다루는데 10·26사태 이후부터 제5공화국 체제가 만들어지는 1981년 3월 국회의원 선거 당시의 상황까지를 포함한다. 전체 9권인데 이중 3권이 전부 12·12 군사반란을 다룬다.

문 “영화에는 이태신 장군을 비롯한 몇몇 사람이 반란군을 막으려 하면서 긴장감이 조성된다. 하지만 실제 12·12 군사반란 당시에는 이들을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군 운영체계를 보면, 사령관이 지휘권을 갖지만, 실제 부대 운영은 모두 영관급 실무 장교들이 한다. 그런데 각 부대 영관급 장교들이 반란군 소속 장교들의 동기이거나 선후배였다. 사령관이 출동 준비를 지시해도 반란군 측 연락을 받은 실무진이 ‘출동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막는 것이다. 전두환은 사실상 준비단계에서부터 승리를 보장받고 반란을 시작한 셈이다. 이날 발생한 유일한 변수였다고 한다면, 정승화 참모총장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총기 발사 사건이 터졌다는 것 정도다. 이로 인해 국방부 장관이 도망을 가고, 비상이 걸리는 바람에 상황이 조금 급박해졌다. 그럼에도 전두환 입장에서 반란이 실패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 “영화에서 언급되긴 하는데 군을 움직일 경우 북한이 내려올 가능성이나 서울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느냐도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다. 진압군의 행보를 군대의 본래 목적과 시스템을 바탕에 두고 보면 단순 무능력으로만 말하긴 어렵다. 선과 악의 뚜렷한 대비, 그리고 개탄을 자아내는 무능과 불의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는 당시 상황을 더욱 극단적으로 묘사한 것 같다. 육군본부 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군복을 입은 지휘관이라는 자들은 찻잔을 들고 한가로이 차를 마시고 있는 장면이 대표적이다.”김 “실제로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같은 대치는 일어나지 않았다. 수경사령관이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사실도 없다. 다만 제 역할을 다 하려고 한 군인이 존재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높게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당시 군인이 정치화되지 않기 어려운 상황 아니었나.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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