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중국 식탁서 돌연 사라진 생선회…팬더믹과 관련 있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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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생선회를 처음 요리로 만들어 낸 나라는 중국이었습니다.\r중국 음식 생선회

동북아시아의 한·중·일 세 나라 중에서 한국 및 일본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생선회를 즐겨 먹지 않는다. 한여름에도 끓인 차를 마실 만큼 찬 음식을 거부하는 중국인이니 익히지 않은 날생선을 먹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볼 것만도 아니다.사실 중국은 생선회의 원조 격인 나라다. 증거는 글자뿐만이 아니다. 기원전 8세기 주나라의 출토품으로 혜갑반이라는 그릇이 있는데 주 선왕 5년, 윤길보 장군이 전쟁에서 승리하자 구운 자라와 회로 잔치를 베풀었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기원전 3~4세기 전국시대에는 더 많이 먹었다. 인구에 회자 된다는 말이 있다. 『맹자』에서 비롯된 말로 인구는 사람 입, 회자는 날고기와 구운 고기라는 뜻이니 그만큼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는 소리다. 심지어 진등이 살았던 때와 비슷한 시기인 3세기, 중국 각 지역의 이상한 풍속을 적은 『풍속통의』라는 책에는 축아라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생선회를 먹지 않는다며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중국에서 특히 생선회가 유행했던 시기는 당송 시대였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은 생선회를 안주 삼아 술 마시는 즐거움을 시로 읊었고 왕유 또한 금쟁반에 놓인 잉어회를 시제로 삼았다.생선회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북방 유목민족이 세운 여진의 금나라와 몽골의 원나라 때도 생선회를 즐겼다. 금나라 의학서인 『유문사친』에 여진의 귀족들은 양고기 육회와 함께 생선회를 즐긴다고 했고 원나라 황제를 위한 요리책인 『음선정요』에도 생선회 요리법이 적혀 있다.광해군 무렵의 문헌 『어우야담』에는 임진왜란 때 온 명나라 병사들이 조선인이 생선회 먹는 것을 보고 비웃었다는 내용이 보이고 같은 시기의 『지봉유설』에도 명나라에서는 회를 먹지 않는다며 조선의 생선회를 보고 낯설어했다는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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